“있을 때 잘해!”

“있을 때 잘해!”

                                                 

 

고현권 목사

정철 선생 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어떤 분은 “영화회화”라고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1980년대 민병철 생활영어와 쌍벽을 이루었던 추억의 영어회화가 바로 “정철영어회화”입니다. 그런데 영어회화의 정철 선생 말고 동명이인이 있습니다. 조선조 선조임금 때에 활동했던 송강(松江) 정철 선생입니다. 금강산과 강원도의 관동8경을 유람한 후에 지은 <관동별곡>과 선조임금을 그리워하면서 쓴 <사미인곡>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분입니다. 사실 이런 작품들은 이름만 접했지 실제로 읽어본 분들은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송강이 지은 시조 한 수 만큼은 익숙할 것입니다.

 

어버이 살아실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이면 애닯다 어찌하랴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이 시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있을 때 잘해!” 살아계신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하고, 그 분들이 돌아가신 후에, 묘소에 큰 비석을 세워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살아계실 때에, 한번이라도 더 뵙고, 더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자식 된 도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포보은(反哺報恩)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이런 뜻입니다. “뒤돌려 먹여주어 은혜를 갚는다.” 이 말은 까마귀의 행동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우리들은 까마귀에 대해서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지 않습니다. 전설의 고향과 같은 드라마에서 보면, 사람이 죽으면 꼭 등장하는 효과음이 “까악 까악” 까마귀 소리입니다. 온 몸이 새까맣기에, 왠지 모르게 음산하고, 꼭 저승사자 같은 느낌을 주어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까마귀는 해충을 잡아먹는 굉장히 좋은 새입니다. 더군다나 자신을 낳아준 어미가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되면, 먹이를 잡아다가 먹여준다고 합니다.         미물인 까마귀도 자신을 낳은 부모에게 그리하거늘,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부모님을 공경치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에 더 잘 섬기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가 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눈에 아른거리는 어머니 날입니다.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