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목회칼럼

특별한 하루— 고현권 목사

지난 수요일은 특별한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것의 시작은 새벽기도회였습니다. 보통때 같으면 주중 새벽기도회 중에 상대적으로 좀 더 모이는 날이 수요일입니다. 그런데 그 날따라 새벽 6시가 지났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은 것입니다. ’아, 오늘은 혼자 기도하고 가야 하는가 보다.’ 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문이 열리면서 문현주 자매가 들어왔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취직을 위해 주중에 한번씩 기도하러 나오는 너무나 착하고 예쁜 2세 청년입니다. 그 뒤를 이어 심장로님 내외분이 들어 오셨습니다. 495 프리웨이가 막혀서 지금 도착했다는 것입니다. 새벽기도회를 끝내고 개인 기도에 들어가는데 정목사님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프리웨이에서 길이…

연좌제— 고현권 목사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을 보다보면 역적들을 처단할때 자주 언급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삼족(三族)을 멸하라는 말입니다. 삼족이란 본가, 처가, 외가를 뜻합니다. 한 사람이 반역죄에 연루되면 그의 본가는 말할 것도 없고, 처가와 외가까지 죽임당하거나 관노비로 전락하는 형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연좌제(連坐制, collective punishment)라고 합니다.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행되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연좌제는 1980년에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지만, 한동안 그 잔재가 남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친인척 가운데 사상적으로 불온한 경력을 가진 이가 있다면, 군인이나 공무원이 되는 길을 막은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연좌제를 철저히 거부하는…

칠년을 수일 같이!—- 고현권 목사

오늘은 제가 우리 맥클린 한인장로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사역을 시작한지 정확하게 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2017년 4월 7일(금)에 홀로 가방 두개를 들고 덜레스 공항에 내렸습니다.  아직 학기 중이라서 아내와 아이들은 그대로 남가주에 둔채 저 혼자 먼저 온 것입니다. 그 날 따라 날씨가 얼마나 춥든지 가방에서 스웨터를 꺼내 덧입을 정도였습니다. 교회에 도착하니 청빙위원장이셨던 심동철 장로님과 구본숙 권사님이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저녁 시간인지라 장로님 내외분의 인도로 간 곳이 “한강”이었습니다. 그날 먹었던 갈비와 냉면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다음날 토요새벽기도회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나와서 성도님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고난 주간을 보내면서— 고현권 목

지난 주일에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광고를 하면서 이번에 한주간 내내 참석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드렸습니다. 화요일 새벽에 와보니 작년에 비해 더 많은 성도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순간 마음에 감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더 힘있게 말씀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일은 2세 자녀들이 부모님과 함께 새벽을 깨우면서 한주간 내내 개근하였다는 것입니다. “전조엘, 그리고 김예성, 예준, 예범, 예인 4형제!” 이들을 축복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서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했습니다.      저는 새벽기도를 성경묵상을 돕는 책자인 “매일성경”의 본문을 따라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고난주간이나 신년특새와 같은…

덴뿌라와 고난주간— 고현권 목

어릴적 명절이면 어머니가 준비하던 음식 중에 제일 제 입맛을 돋구던 것은 부침개와 고구마 튀김이었습니다. 요즘처럼 부침 전용가루나 튀김 가루가 없이 그저 밀가루만을 사용하였는데, 그 맛은 지금도 재현될 수 없는 어머니의 손맛입니다. 어머니가 뒤집어 한 판을 구워내면 그 옆에서 젓가락으로 쭉쭉 찢어서 살짝 양념장에 담근 뒤에 입에 넣으면 너무나도 행복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밭에서 갖 캐낸 고구마를 썰은 뒤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서 튀겨내면 금방 한 접시를 동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튀김 음식이 발달한 곳은 일본이었습니다. 일본의 튀김 음식을 덴뿌라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이사야서 100번 읽기— 최재근 장

새해 첫날 묵상을 하던 중 이사야서를 어려운 책이라는 선입견떄문에 오늘까지 가까이 하지 못하고 회피한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교회 예배에서 설교 본문이 이사야서 말씀인 경우를 제외하면 책을 열지도 않고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저의 어리석음을 뉘우치고 올해는 그 장벽을 허물고 책과 친구가 되리라 작정하고 그 방법으로 이사야서를 100독 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이를 위해 뉴톰슨 관주주석성경, 큰 글자 개역개정성경, 레노바레 성경, 공동번역성서 등 4권을 준비하고 성령님께 특별한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고 1독을 시작하였습니다. 100독을 완주하면 이사야서와 절친이 되리라는 기대감으로 가지고 말입니다. 처음 5독을 마칠때까지…

어떤 유언을 남길 것입니까?— 고현권 목사

요즘 매주마다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연재물을 읽고 있습니다. 성수영 기자가 예술가들의 삶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지난 주에는 19세기 영국 최고의 화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토마스 로렌스(1769-1830)의 삶을 소개하였습니다. 로렌스가 청년시절 이사한 동네에서 샐리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집니다. 그런데 샐리의 여동생인 마리아가 이를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로렌스에게 사랑을 고백했습니다. 질투와 집착이 대단한 동생을 위해 언니가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였고, 로렌스는 마지 못해 마리아와 약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안가서 마리아는 중병을 얻어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죽음을 앞두고 마리아는 언니 샐리에게 유언을 남깁니다.…

뜻밖의 감사 인사— 고현권 목사

제가 올해 목회사역에서 제일 비중을 두는 것이 예배의 부흥, 제자훈련, 그리고 리더십 기도회입니다. 먼저 주일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를 모든 성도들이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주중 집회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주중집회를 통해 은혜받고 기도로 무장된 성도들이 주일예배 현장 곳곳에서 은혜를 사모할때 이것이 옆에 있는 분들에게 거룩한 전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구체적으로 주중집회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수요예배 30명, 주중새벽기도회 15명, 토요새벽기도회 40명 출석을 두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제자훈련에 온 힘을 쏟는 것입니다. 제2기 제자훈련이 시작되었는데, 비록 제1기에 비해…

성도의 죽음— 고현권 목사

한국에 처음 발걸음을 내디딘 미국 선교사님이 전도를 하러 나갔다가 초상집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안에서 들린 소리가 선교사님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 소리의 내용은 “아이고, 아이고”였습니다. 우리에게 “아이고”는 일종의 탄식의 말입니다. 경상도 말로 하면 “우짜면 좋겠노?”이고, 전라도 사투리로 하면 “으째 쓰가?” 정도가 되겠지요. 그런데 미국에서 온 선교사님의 귀에는 “I go!”로 들린 것입니다. 즉 나는 이제 간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들은 선교사님이 말했답니다. “한국 사람들, 참 대단히 성경적인 죽음관을 가졌네요. 죽은 자가 주님께로 간다고 말하니 이 얼마나 귀한 생각입니까?” 죽음에 대해 쓰이는 한자 표현이…

“비욘드 유토피아”— 고현권 목사

유토피아는 영국의 인문주의 사상가였던 토마스 모어(1478-1535)가 저술한 책 이름에서 기원합니다. 즉 토마스 모어가 만들어낸 말이라는 것입니다. 유토피아는 헬라어를 가지고 조합한 단어입니다. 토피아(topia)는 땅 혹은 장소를 뜻하는 헬라어입니다. 그 앞에 붙은 접두어 “U”는 헬라어로 두 가지 뜻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좋다”는 뜻의 “eu”(유)가 있고, 다른 하나는 “아니다, 없다”(not)는 뜻을 가진 “ou”(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토피아는 “좋은 땅, 이상향”이라는 뜻도 되면서, 동시에 “그런 땅은 없다”는 냉소적인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매 시대마다 사람들은 이상향 곧 유토피아를 꿈꾸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공산주의였습니다. 모든 재산을 인민에게 골고루…

대심방 스케치— 고현권 목사

펜데믹이 한창 기세를 부리던 2021년에는 대심방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기세가 꺽인 2022년에 대심방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하고 2월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는 마스크를 쓰고 심방하였고, 짧게 말씀을 나누고 기도제목을 받아 기도한 후에 준비해주신 병물을 받아서 나오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때의 감격과 스릴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하나님의 은혜가 간절하고 갈급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해는 대부분의 가정이 심방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팬데믹에서 벗어난 2023년에는 심방을 받는 가정의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올해도 심방을 원하는 가정의 수는 작년과 비슷한 형편입니다. 1구역(구역장 황효진 안수집사)의 첫번째 심방 대상은 최재근 장로님 가정이었습니다. 초인종을…

“중.꺾.마”— 고현권 목사

2022년 11월에 중동의 카타르에서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렸습니다. 팬데믹의 기세가 꺽이고 진정되어 가는 가운데 열린 월드컵은 팬데믹으로 고통받았던 전 셰계인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 예선을 통과하여 16강에 진출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예선전에서 처음에는 고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뒤로 가면서 힘을 모아서 16강전에 진출한 것입니다. 같은 장소인 카타르에서 2023년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한국 축구팀은 조별 예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조2위 성적으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16강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 아라비아를 만나서 막판까지 지고 있다가 후반 연장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