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권 목사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새옹(塞翁) 즉 ‘변방에 살던 한 노인’에게 말 한필이 있었는데 우리를 벗어나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귀한 말을 잃어버렸다면서 안타까워하는 동네 사람들에게 새옹이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이 복이 될지 어떻게 알겠소?”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도망쳤던 그 말이 다른 말을 데리고 온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이 와서 정말 잘된 일이라고 축하해줍니다. 이 말을 들은 새옹이 말합니다. “이 일이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 새옹의 아들이 새롭게 얻은 말을 타다가 떨어져서 그만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 사람이 와서 새옹을 위로하자, 그가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이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얼마 있지 않아 오랑캐가 쳐들어오자 젊고 건장한 사람들이 죄다 징집되어 전쟁터로 보내졌고, 대부분이 전사하였습니다. 반면 불구가 된 새옹의 아들은 징집에서 면제되어 목숨을 건진 것입니다. 새옹지마의 교훈은 우리 인생의 앞 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너무 기뻐할 것도 없고, 너무 절망하고 낙심할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골로새 교회의 빌레몬이라는 사람에게 오네시모라는 한 종이 있었는데, 어느 날 오네시모가 주인에게 큰 손해를 끼치고 도망쳤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던 바울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빌레몬에게 도착하였습니다. 그 편지를 읽던 빌레몬이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에게 큰 손해를 끼치고 도망쳤던 오네시모가 로마에서 바울을 만나서 예수 믿고 새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울이 이 사건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저가 잠시 떠나게 된 것은 이를 인하여 저를 영원히 두게 함이니”(빌레몬1:15)
우리가 우리에게 닥친 일에 대해서 잠시 근심하고 걱정할지라도 끝내 소망의 날개를 펴지는 것은 만사가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전능하신 섭리의 손에 붙들려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요즘 저에게 한가지 걱정되는 일이 있습니다. 솔직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소망의 음성이 들립니다. “하나님이 이것을 통해 어떤 선한 일을 할지 기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