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권 목사
2020년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선하신 우리 주님의 은혜가 모든 성도님들의 가정과 일터 위에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제가 성도님들께 ‘매일성경’이라는 말씀 묵상 도움집을 적극 추천해왔는데, 날마다 ‘매일성경’을 가지고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 영적으로 더 깊어지고 충만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특별히 이번 1.2월에는 창세기를 집중적으로 묵상하도록 되어 있는데, 얼마나 은혜가 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신년 첫 주일 설교도 창세기 1장 26-28절을 본문으로 하여 하나님의 형상에 대해서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신년 특별새벽기도회도 매일성경의 순서를 따라 창4-9장을 가지고 말씀을 전할 계획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가장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선악과였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것으로 인해, 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을 통해 태어난 모든 후손들에게도 죽음이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저의 불만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하나님이 너무 하신다는 것입니다. 아니, 겨우 과일 하나 따 먹은 것을 가지고, 무서운 죽음의 형벌을 내리신다는 것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 모든 범죄의 원인은 하나님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전지하신 분이시기에, 선악과를 보고 아담과 하와가 유혹받을 것을 미리 아셨을 것입니다. 이것을 아시면서도 선악과를 동산 중앙에 만들어 놓으셨기에, 이들의 범죄의 책임은 하나님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창세기 2장을 읽을때마다 이런 생각들로 인해 마음이 늘 불편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문제가 한 순간에 풀려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악과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근본 피조물이며,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의존적인 존재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지음받은 존재임을 인정하도록 만드는 수단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선악과는 유혹의 장치가 아니라 도리어 은혜의 도구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자신의 뜻과 욕망대로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다름 아닌 죄 그 자체요, 하나님과 생명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죽음의 출발입니다. 그러기에 오늘도 이런 의미를 담은 선악과는 우리의 삶 속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각자 자신의 마음 속에 선악과를 두고 올 한해를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