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3일부터 시작된 로마서 필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성경필사를 직접 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여러 번 도전해보고자 했지만, 차일 피일 미루다가 이번에 로마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는데,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몇 개의 단어로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는 고통입니다. 요즘 웬만한 것은 다 컴퓨터로 타이핑하고 프린트하는지라, 손으로 글씨를 길게 써 본적이 거의 없기에 펜을 들고서 노트에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가는 것이 여간 고통스런 일이 아니었습니다. 둘째는 실수입니다. 직접 보고 쓰는데도 어느 순간에 한 두 글자를 틀리게 쓰거나 엉뚱한 단어가 자기도 모르게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곳 저곳에 고친 흔적들이 제법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셋째는 새로움입니다. 눈으로 구절을 보고 입술로 소리를 내어 몇번 반복하여 읽으면서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가는 가운데 이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진리가 보이고, 어느 순간에는 그 속에 담긴 은혜가 손가락을 타고 제 심장속으로 파고 들어오는 것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전입니다. 처음에는 힘들고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느날은 하루를 그냥 넘기는 바람에 그 다음날에 두 장을 필사해야 하는 부담감의 무게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로마서로 마감하자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 끝내고 손에 들려진 저만의 로마서를 바라보면서 희열이 넘쳤고, 계속 이어가자는 도전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로마서 다음에 나오는 고린도전서를 필사할려고 합니다. 고린도전서는 로마서와 같이 16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두 편지의 내용과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로마서는 이신칭의 복음에 대한 교리적인 설명이 주를 이룬다면, 고린도전서는 고린도교회 안에서 일어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는 실천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지난 주일에 아내가 제게 물었습니다. 로마서 필사가 4월 28일 정도에는 마무리되는데, 왜 주일 광고 시간에 4월 29일부터 고린도전서를 필사한다고 광고하지 않았느냐고 말입니다. 제가 그 이유를 말했습니다. 로마서 필사가 조금 뒤쳐진 분들에게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하며, 로마서 16장을 매일 필사하느라 뭉쳤던 팔 근육을 풀어주는 쉼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필사는 5월 4일(월)부터 16일간 진행하게 됩니다. 로마서 필사에 동참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