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여러분께 문안드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Stay at Home” 명령 때문에 주로 집에 있을 수 밖는 형편 때문에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준 것이 성경 필사였습니다. 목사님이 부활주일예배시간에 내일(4월 13일)부터 4월말까지 로마서를 필사해보자고 하셨을때에 ‘아, 그거 참 좋은 제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게으름을 부리는 바람에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을 그냥 보냈습니다. 삼일째 되던 날에 정신을 차리고 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펜으로 노트에 이렇게 길게 써본지가 오래되어서 팔목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로마서를 필사하면서 이전에 지나쳤던 단어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고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성경 필사의 묘미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4월 29일에 로마서 필사를 마쳤을때 밀려오는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우편을 통해 받은 교회주보를 보니 5월4일부터 고린도전서 필사 광고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며칠의 공백이 있는데,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목사님이 요즘 강해설교를 하고 있는 룻기를 필사하기로 했습니다. 룻기를 필사하면서 그 속에 들어있는 인물들의 삶이 생동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모압 땅에서 나오미는 남편을 먼저 보내고, 얼마 후에는 두 아들마저 앞세우는 슬픔을 당합니다. 고향 땅 베들레헴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두 며느리에게 고향 땅으로 돌아가라고 강권하였습니다. 그러나 룻은 ‘어머니 가시는 곳이 내가 가는 곳이요, 어머니 죽는 곳이 내가 죽는 곳이요, 어머니가 섬기는 하나님이 저의 하나님입니다.’라는 고백을 하면서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돌아왔습니다. 베들레헴의 유력한 자인 보아스가 룻의 귀한 믿음을 보고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오벳입니다.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게 됩니다. 그러니 룻은 다윗 왕의 증조 할머니가 된 셈입니다. 그리고 마태복음 1장의 예수님의 족보에 이방여인으로서 당당히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경필사를 통해 그 동안 가물 가물거리던 성경의 내용이 생생히 살아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지금 고린도전서를 필사 중인데, 제 마음 속에 이런 다짐이 일어났습니다. ‘목사님이 숙제내주지 않더라도 성경 필사 계속 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