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떠나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는 조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하고, 애국가의 첫 마디,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듣기만 해도 전율과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특별히 코로나 19 사태에 대해 발빠르게 잘 대처한 최고 모범국가로 연일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볼때마다 얼마나 조국이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그런 한국이 지난 한주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태원의 클럽을 방문했다가 거기서 감염된 사람들에 의해 2.3.4차 감염으로 확산된 것입니다. 물론 이 칼럼을 쓰고 있는 현재 시간으로 미국의 총 감염자수가 150만명에, 사망자만 92,000명인 것에 비하면 이른바 이태원발 감염 확진자는 160여명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것으로 인해 모든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는 등 한국사회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였습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부러움입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온 국가적으로 이렇게 한 마음이 되어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사전에 워낙 예방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기에 저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경각심입니다. 비유하자면, 한국의 현재 상황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종전”(終戰)된 것이 아니라, “정전”(停戰)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늘 긴장하면서 주의를 기울여야 했었는데, 일부의 사람들이 그것을 망각했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셋째는, 과민(過敏, hypersensivity)입니다. 물론 경계심을 늦추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지나친 두려움에 사로잡혀 반응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6월 첫 주일에 예배당을 다시 열고 본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장예배에 참여하길 원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역장님들을 통해 그 숫자를 파악해보았습니다. 결과는… 거의 다수의 성도들이 각 가정에서 지금처럼 온라인 예배를 드리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대부분이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목회자로서의 아쉬움도 컸습니다. 감염의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배당에서 다수의 성도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를 사모합니다. 여러분도 기도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