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예배의 감격”: 고현권 목사

“첫 예배의 감격”: 고현권 목사

다니엘서 강해를 하면서 자주 언급된 역사적인 인물이 바로 셀류쿠스왕국의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BC 175-164년 재위)입니다. 그 당시 팔레스타인땅은 셀류쿠스 왕국의 지배하에 놓여 있었는데,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예루살렘에서 갖가지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BC 167년에 예루살렘 성전 안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제단 위에 부정한 짐승으로 여겨지던 돼지를 희생제물로 바친 것입니다. 그리고 안식일을 폐지하고 모든 성경 필사본들을 압수하여 불태워버렸습니다. 이에 대하여 항거를 주도하였던 인물이 대제사장 마타디아의 셋째 아들 아들인 유다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본명보다 마카비로 더 많이 알려졌는데, 마카비의 히브리어 뜻인 “망치” 처럼 안티오쿠스의 만행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하였기 때문입니다. 약 3년반의 치열한 항쟁끝에 안티오쿠스의 군대를 물리치고 예루살렘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BC 164년 12월이었는데, 유다 마카비가 제일 먼저 한 것이 온갖 우상들로 뒤덮인 성전을 정결하게 하고 하나님께 다시 봉헌하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을 기념하여 만든 절기가 바로 “하누카”(dedication=봉헌)였습니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에 의해 닫혔던 성전이 회복되고, 정결하게 한 다음에 하나님께 다시 예배를 드렸을 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예배당에서 드려지던 주일예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것이 거의 석달 가까이 지속되었는데, 그 참담함을 저나 여러분이나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면서도, 예배당에서 믿음의 공동체가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 현장의 생동감이 없어서 답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어느 사이에 우리 마음에 영적인 해이함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느끼면서 영적인 위기감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예배당에서 드려지는 주일예배를 사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지난 주일 오전 9시에 주일1부예배시간에 예배당 문을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한 분, 두 분, 낮익은 얼굴이 마스크 너머로 보이는데, 첫 사랑을 대하는 심정이었습니다. 첫 예배에 회집한 분들이 모두 25명이었습니다. 예배를 끝마친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감격해 하셨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분을 뵈올지 벌써 부터 마음이 설레입니다. 모두가 빠짐 없이 예배당에 나와서 예배를 드리는 “하누카”의 기쁨을 누리는 그 날을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