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산 지 24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6번의 대통령 선거를 목도했습니다. 처음에는 유학생의 신분이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는 영주권자의 신분이기에 미국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고 관전자의 입장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지난 6번의 대선 중에서 이번만큼 치열하게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양쪽의 갈등과 대립은 커뮤니티는 말할 것도 없고, 단체나 교회, 심지어 가정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서 결과가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를 받지 못하겠다면서 일부에서 불복 의사들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나름 승리를 확신했기에,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가지를 다 고려해도 결과가 뒤바뀔 일은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그 동안 쌓였던 상호 대립과 갈등을 어떻게 풀어서 하나되게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승리를 선언한 당선인의 첫 일성이 미국의 화합과 회복이었습니다. 미국의 위대함은 다른 나라보다 월등하게 강한 국력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다름에 대한 넉넉한 용납 가운데서 서로를 품어 한 나라를 이루는 것으로 증명되는 것입니다. 이것 없는 미국의 위대함은 허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당연히 당선인은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 나갈 것입니다. 너무나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으로는 온전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용납과 존중에 근거한 화합이 일어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쌓이고 쌓였던 것이 더 크게 터져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답이 교회와 성도에게 있다고 봅니다. 예수님은 교회와 성도의 정체성을 “피스 메이커”(peace maker)로 규정하셨습니다. 이제 교회와 성도가 나서야 합니다. 대립과 갈등의 현장에서 서로를 향해 증오를 쏟아내는 사람들 사이에 서서 서로를 품어주고 화해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작은 실천을 하나 제시합니다. 여러분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하루 한 번 축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