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6장에 보면, 이른바 ‘고라의 반역 사건’이 나옵니다. 레위지파인 고라가 대제사장 아론과 모세를 대항하여 일으킨 사건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 일로 그를 따르던 추종자 250명도 함께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겪고도 많은 백성들은 아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각 지파 대표의 지팡이를 가져와서 거기에 그 사람의 이름을 쓰고 지성소에 두도록 하라.” 다음날에 보았더니, 오직 레위 지파의 대표인 아론의 지팡이에 만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혀 있었습니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은 대제사장으로서의 아론의 권위를 확실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이 이후로 백성들은 아론의 권위를 존중하게 되었고, 나중에 그가 죽었을 때에 백성들이 그를 위해 삼십일을 애곡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론의 권위를 드높이게 했던 바로 그 싹난 지팡이에 대해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 무엇입니까? “아론의 지팡이는 증거궤 앞으로 도로 가져다가 거기 간직하여 패역한 자에 대한 표징이 되게 하여 그들로 내게 대한 원망을 그치고 죽지 않게 할찌니라.”(민17:10) 하나님이 왜 이렇게 명령하셨을까요? 두가지 목적때문입니다. 첫째는, 패역한 자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쓰이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예배하러 나온 백성들은 성막의 지성소 안에 아론의 싹난 지팡이를 떠올릴때마다 고라의 반역과 심판을 기억하면서 다시는 그런 일을 행해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싹난 지팡이은 죄악의 심각성과 심판의 무서움을 일깨우는 역할입니다.
싹난 지팡의 또 다른 목적은 아론을 살리기 위함입니다. 만일 아론이 싹난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것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자랑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장 그의 타락과 심판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신 하나님께서 싹난 지팡이를 지성소의 언약궤 앞에 보관하도록 명하신 것입니다. 아론의 연약함을 아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예방 조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 ‘싹난 지팡이’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을 통해 늘 자신을 일깨우고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싹난 지팡이’를 간직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