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만남들— 고현권 목

소중한 만남들— 고현권 목

꿈같은 2주 반의 한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장인어른이 원로목사로 추대받아 은퇴하실때 한주간 방문했던 때로부터 14년만에 한국에 나갔습니다. 정말 많이 변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나 낮설기까지 하면서 마치 이방인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국인지라 금방 적응이 되었습니다. 주방문 목적인 장인어른의 팔순을 기념하여 가족들이 함께 조촐한 잔치를 가지고 짦지만 함께 여행도 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2020년 팬데믹이 막 온 세계를 뒤덮던 4월 12일 부활절 오후에 장인어른이 심장 대동맥 파열로 긴급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생존률 5%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소생의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모든 것이 거의 다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수술 후유증으로 걸음걸이가 느려지신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한때 부산교계를 이끌면서 아름답게 쓰임받으셨던 모습은 사라지고 부쩍 늙어버린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결혼후에 자식 노릇 제대로 못했다는 사실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아내를 다독였습니다.

고향을 방문하여 네 분의 누님들을 만났습니다. 젊은 시절에 미인의 반열에 올랐을 정도로 고왔던 큰 누님은 70대 중반의 병약한 할머니가 되어 있었습니다. 칠십대 초반의 둘째 누님은 알 수 없는 질병으로 한때 죽음 직전까지 이르렀다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아직 60대 중반과 초반인 셋째와 넷째 누님도 연이어 암수술을 받았는데, 주의 은혜로 완전히 회복된 모습을 보고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저희 부부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서 환하게 웃는 누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울컥하는 눈물이 났습니다.

목회하는 신학교 동기 목사님들을 만나서 한국교회의 힘겨운 목회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점점 영향력을 잃고 쇠퇴해가는 교회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예레미야처럼 말씀을 붙잡고 외치는 그들의 몸부림에 일종의 경외심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적인 크기보다 영적인 건강성을 추구하는 목회를 하는 그들을 보면서 새로운 소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성도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와 기도 덕분에 한국 방문을 잘 마치고 돌아오게 됨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