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고현권 목사
지난 주일에 예고해드린 대로 마가복음 강해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번 주일설교에서 확인하시겠지만, 본격적인 마가복음 강해는 다음 주일부터 시작되고, 이번 주일은 마가복음을 기록한 마가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그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곳은 사도행전 12장 12절입니다. 거기 보면 그의 이름이 이렇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마가라 하는 요한.”
그러고 보니 이런 식으로 이름을 표기하는 경우가 하나 더 성경에 나옵니다. 사도행전 13장 9절에 “바울이라고 하는 사울”입니다.
많은 분들은 이렇게 이름이 두 개로 표기한 이유에 대해 은혜스럽게 해석합니다. 사울은 예수 믿기 전에 믿는 자들을 핍박하였을 때의 이름이고, 은혜 받고 변화된 뒤에 가진 새 이름이 바울이라는 식입니다. 마가 요한도 젊은 시절에는 정말 철부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때를 가리키는 이름이 요한이라면, 베드로를 만나 그로부터 영적 감화를 받고 변화된 후의 이름이 마가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죄송하지만 이것만큼 잘못된 해석도 없습니다. 그 당시 로마제국의 지배 아래 살던 모든 사람들은 두 가지의 이름으로 자신을 표기하였는데, 하나는 라틴어식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민족 고유의 이름이었습니다.
마가복음은 이방인들 중에서도 특별히 로마에서 예수를 믿던 성도들을 위해 기록된 복음서입니다. 특별히 주목할 것은 마가복음이 기록된 시기입니다. 많은 학자들은 그 시기를 A.D. 64-65년 정도로 봅니다. 바로 이 시기에 로마제국의 황제는 기독교 박해로 악명 높았던 네로였습니다. 그러니 이런 시대를 살았던 로마교회 성도들의 삶이 얼마나 위험하고 고달팠는지 충분히 짐작됩니다. 날마다 핍박과 순교의 위험에 놓여 살던 로마교회 성도들을 위해 마가는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생하게 소개하는 복음서를 기록한 것입니다. 마가복음에 기록된 고난 당하시는 종이신 예수님을 대하면서 로마교회 성도들은 자신만 당하는 고난이 아니며, 이 고난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에 참여하는 축복임을 발견하고 위로를 얻게 된 것입니다. 마가복음 강해를 통해서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은혜와 위로가 넘치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