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나면 언젠가 이별하게 되어 있다.”는 뜻이지요. 원해서 헤어지기도 하지만, 원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별할 수 밖에 없는 일들도 많습니다. 미국의 대학도시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들은 매해마다 회자정리의 아쉬움과 아픔을 감내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러온 유학생들이 교회에 정착하여 말씀의 은혜 가운데 변화받으며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볼때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년이 지나 학위를 마치고 직장을 따라 타주로 가거나 한국으로 돌아갈때마다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다고 합니다.
송미영 집사님이 7월 11일에 한국으로 귀국하십니다. 제가 부임하기 전해인 2016년 3월에 파견나온 공무원인 남편과 함께 미국에 도착한 이후로 지금까지 말없이, 그리고 한결같이 교회를 섬기셨습니다. 한국에서 섬기던 교회의 목사님이 추천한 교회가 있었는데, 집 근처에 있는 저희 교회를 발견하고서 출석을 결정하셨다고 합니다. 송집사님의 얼굴과 이름이 잘 매치되지 않는 분들이 혹 계실지 모릅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송집사님이 주로 주일1부예배에 참석하고 주일학교를 섬기셨기때문일 것입니다. 송집사님은 성경공부에 대한 사모함 때문에 주중의 목요여성모임과 주일 오후에 개설된 성경공부를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셨습니다. 제일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로마서를 다 마치지 못하고 간다는 점입니다. 원래 이번 봄에 로마서(2)가 개설되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성경공부가 시작되고 곧바로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의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가 말씀을 사모하는 성도들이 설교와 성경공부를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인데, 송집사님이 저에게 그런 기쁨을 주셨습니다.
제가 부임하면서 같이 나누었던 기도제목이 남편인 김정주 형제님과 딸 수민양이 교회에 나와 주님을 만나고 함께 신앙생활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아직 응답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밤낮 부르짖는 그 기도를 결코 외면치 않으시며, 어쩌면 이미 그 역사를 시작하고 계실 것이라고 믿기에 계속 기도의 줄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말도 있더군요. “거자필반”(去者必返)! “떠나간 사람은 언젠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뜻입니다. 다시 미국 땅에서 만날 날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리는 그 날 그 분앞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임마누엘의 축복이 송집사님 가정 위에 항상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