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공동의회를 앞두고 인간적으로는 염려가 많았습니다. 제가 저희 교회에 부임한 이후 몇 차례 있었던 선출의 결과가 너무나 참담하였기 때문입니다. 번번이 후보들이 피택되지 못하는 결과로 인해 아픔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이 번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저희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현장 투표와 우편 투표를 병행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기에, 성도들의 투표 참여도가 심히 염려되었습니다. 특별히 우편 투표의 경우, 투표하신 분들의 비밀 보장이 가장 중요하기에 어떻게 이것을 잘 관리하느냐가 당회의 고심사항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헛점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아이디어 회의와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조금은 번거럽고 복잡하게 보이는 우편 투표방식을 채택한 것입니다. 당회원들이 다같이 모여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투표봉투 패키지를 일일이 체크하고 발송하였습니다.
임시 공동의회를 앞둔 한 주간 내내 몸의 컨디션이 계속 떨어지면서 몸살 걸린 것처럼 힘들었습니다. 결과에 대한 압박감때문이었습니다. 주일날 아침 8시에 당회원들이 모여서 우편 투표함을 열어보고서는 안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쉰 여덟분이 사전 투표에 참여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주일 예배 후에 곧바로 진행된 임시공동의회에 참석하여 현장 투표하신 분들이 스물 아홉분이 되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임시 공동의회 내내 제 마음이 불안하였습니다. 그래서 개표하는 테이블로 가서 힐끔 쳐다보았더니, 각 후보의 란에 “바를 정”(正)자가 계속 채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드디어 결과가 적힌 용지를 받아 든 순간, 제 심장이 요동쳤습니다. 모든 후보들이 간신히 커드라인을 통과한 것이 아니라, 넉넉하게 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가 휘청거렸습니다. 저의 발표에 모든 성도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내면서 축하해주셨습니다. 제 마음에는 오직 이 말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신임 시무장로로 피택받은 분과 재신임받은 장로님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을 함께 모아 주신 성도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