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계석을 옮기지 말라 !” : 고현권 목사

“지계석을 옮기지 말라 !” : 고현권 목사

제가 두 주 연속으로 주보 칼럼을 잠언 22장의 말씀에서 얻은 교훈을 가지고 썼습니다. 오늘 역시 잠언 22장의 말씀 가운데서 얻은 귀한 교훈을 나누고자 합니다.  잠언 22:28절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지계석(地界石, boundary stone)이라는 것은 “땅의 경계를 표시하는 돌”을 뜻합니다. 제주도에 가보면, 감귤밭의 울타리가 주로 검은 빛깔을 띤 현무암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물론 삼다도인 제주도에 가장 흔한 것 중의 하나가 현무암이라서 그것으로 울타리를 만든 것은 당연할지 모릅니다, 여하간에 돌들을 쌓아서 자신의 땅의 경계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잠언 22:28절에서는 지계석을 옮기지 못하도록 말씀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가난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비슷한 말씀이 잠언 23:11절에도 나와 있습니다.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며 고아들의 밭을 침범하지 말지어다” 고아는 미망인과 더불어 고대 사회의 약자의 대명사입니다. 그 누구도 돌봐주는 이 없는 고아의 밭은 힘있는 자가 뺴앗아 삼키기 쉽습니다. 그런데 조상때부터 물려받은 땅의 지계석을 옮기지 말라는 법때문에 보호받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근본적으로 땅의 소유가 누구의 것임을 인식시키기 위함입니다. 레위기 25:23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 너희는 거류민이요 동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성경은 자신이 가진 토지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원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과 자신은 잠시 그것을 위탁받은 것임을 기억할 것을 말씀합니다.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은 자신이 “거류민이요 동거하는 자”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영어성경으로 보면 “stranger and sojourner”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표현은 잠시 남의 땅에 장막을 치고 살다가 때가 되면 옮겨야 됨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잠시 이 땅에 머물다가 하나님이 부르시면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할 존재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이며, 자신은 잠시 위탁자임을 고백하게 만드는 자기만의 지계석을 세우는 삶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