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UCLA에서 한국 기독교사 석좌 교수로 봉직하시는 옥성득 교수님의 글을 읽고 깊이 공감한 바가 있어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옥성득 교수님은 지난 30년간 1885년부터 1910년까지 한국 초기 기독교 형성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귀한 교회역사학자입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글은 성경을 읽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옥교수님에 따르면, 모든 종교의 경전은 소리를 내어 읽도록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 서당에서 천자문을 배우고, 점점 배움의 깊이를 더하여 유교의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을 익히는 방법은 훈장의 선창을 따라 큰 소리로 따라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계속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어느 사이에 그 경전의 내용을 다 암기하게 되고, 그 속에 담긴 의미까지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편 1장 2절에 보면, 복있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즐거워하여 그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여러분은 묵상(默想)을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아마도 한자 의미 그대로 “침묵가운데 깊이 생각하는 것”으로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히브리 원어의 오역입니다. 그 말의 정확한 의미는 “작은 소리로 읊조리다”는 뜻입니다. 나직하게 소리를 내어서 반복적으로 읽다 보면, 어느 사이에 말씀이 우리의 심령을 파고들고 마치 하나님이 친히 말씀하시는 것과 같은 은혜를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옥교수님의 글에 따르면, 서당에서 글을 읽을 때에 훈장은 몸을 좌우로 흔들고, 학생들은 앞뒤로 흔드는 전통이 있는데, 여기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좌우로 몸을 흔드는 것은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진리에 마음을 두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몸을 앞뒤로 흔드는 것은 과거에 매이지 않고 앞을 향해 전진하겠다는 진취적인 태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전통을 성경을 소리내어 읽을때에 적용해보자는 것입니다. 이 분의 도전을 받아 요즘 소리를 내어 하루에 40분 이상 몸을 흔들면서 성경을 읽고 있는데, 참 은혜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식으로 성경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묵상, 그것은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읽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