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으면”: 고현권 목사

“사랑이 없으면”: 고현권 목사

어떤 성도님이 저에게 얼마 전에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건너편 테이블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들어 보니한 분이 방언으로 식사기도를 하고 있었고, 함께 있던 분들이 아멘으로 화답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 하면서 저에게 의견을 구하였습니다. 바울은 방언의 은사를 그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분명히 지적합니다. 지면 관계상 일일이 설명할 수 없기에 고린도전서 14장을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방언은 기독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종교학자들에 따르면, 각 종교마다 신비한 언어적 체험으로서의 방언과 유사한 현상이 존재합니다. 얼마 전에 읽은 자료에서 요즘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방언 문제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신비종교는 방언을 “천사의 언어” 혹은 “하늘의 언어”로 이해했다고 합니다. 이런 문화속에서 살다가 고린도 교회 성도들 중 일부가 방언의 은사를 경험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자신이 이른바 “하늘의 언어”를 말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영적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해 예배중에 일부러 더 방언을 말하였습니다. 이것이 고린도교회에 일어난 성령의 은사로 인한 혼란함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바울이 제시한 논리가 바로 고린도전서13:1절입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구리와 꽹과리를 보다 정확하게 번역하면 “징과 심벌즈”가 됩니다. 지휘자의 인도 아래 악보에 맞춰 악기를 연주하면, 아름다운 음악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치고 두들기면, 소음에 불과한 것입니다. 바울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주님이 성령의 은사를 주신 목적은 교회 공동체 전체의 유익을 위해 주신 것입니다. 이에 비추어 방언을 주신 목적은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는데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방언을 자기의 영적 우월성을 자랑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주님 보시기에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한 것입니다. 은사가 은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랑이 전제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