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장

장발장

 

이행진 목사

저희 집에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잠들기 전 책 읽기입니다. 잠들기 전 아이들이 각자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한두 권 가지고 오면 저와 아내가 침대에 앉아 읽어줍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둘째 은찬이가 계속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는 책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몇 번이나 읽었자나” 라고 말해도 계속 고집하며 읽어달라는 책인데 바로  “장발장”입니다. 은찬이는 당연히 이 책의 내용을 이해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제가 이 책을 여러 번 읽어주며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스토리라 이미 다 아실 줄 압니다. 내용을 간추리자면 장발장은 조카들이 굶주려 결국 빵을 훔치게 되고 그 죄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감옥에서 나온 장발장은 지낼 곳을 찾다가 아무도 받아주지 않자 신부님을 찾아갑니다. 신부님은 그를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은접시에 음식을 정성스레 담아 장발장에게 대접합니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장발장은 신부님이 베풀어준 은혜를 뒤로하고 은접시를 훔쳐 달아납니다. 그러나 결국 경찰에 붙잡혀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오히려 경찰에게 이 은접시는 내가 장발장에게 선물로 준 것이라 하며 준비한 은촛대를 내밀며 이것을 놓고 갔으니 이것도 가져가라 합니다. 경찰이 가고 장발장은 신부님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합니다. 신부님은 장발장에게 다른 이들을 도우며 살 것을 이야기하고 장발장은 그 말과 은혜를 기억해 그 후로 다른 이들을 도우며 살았습니다.

 

이미 책으로도 보고 영화로도 봐서 내용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은찬이 덕분에 최근에 반복해서 보며 성도로써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우리도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고 앞으로도 그 용서가 필요한 인생입니다. 그 외에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다른 이를 용서하고 은혜를 베풀며 사는 인생인지를 돌아봅니다. 용서받은 자답게, 은혜 받은 자답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