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목사님…

김태권 목사님…

고현권 목사

    이번에 부흥회 강사로 오시게 되는 김태권 목사님을 제가 처음 뵌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4년 1월입니다. 당시 저는 과천에 있는 새 서울교회의 중등부 전도사로 섬기고 있었는데, 담임목사님이 안식년을 미국에서 보내시는지라, 외부 강사님들이 자주 주일강단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때 오셨던 강사님 중의 한 분이 김태권 목사님이셨습니다. 두 번 연속 여호수아서를 가지고 말씀을 전하셨는데, 작은 체구에 당찬 눈빛과 단호한 목소리로 철저히 본문 중심의 강해설교를 하시는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았더니, 미국에 유학하여 시카고 트리니티신학교에서 신학 공부하시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워싱턴 DC 인근의 교회(워싱턴 정통장로교회, 현 열린문교회)의 담임목사로 목회를 하시다가, 좀 더 목회훈련을 받기 위해서 사임하시고 한국의 남 서울교회(당시 담임 홍정길 목사님) 부목사로 오셨다는 것입니다.

    얼마 있다가 남 서울교회의 후원으로 평촌에 개척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저도 미국 유학 길에 올랐는데, 몇 년 지나서 김태권 목사님이 쓰신 «850 대 1»이란 책이 출판된 것을 알고 서점에 주문하여 단숨에 읽었습니다. 엘리야를 주제로 한 강해설교였는데, 책에 박힌 글자가 말 그대로 “활자”(活字)가 되어 제 영혼 속에 꿈틀거림을 느끼게 만드는 귀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정도 지났을 때에 목사님이 안식년을 보내시기 위해 미국에 오셨고, 당시 제가 부교역자로 섬기던 필라 기쁨의 교회(작년 부흥회 강사로 오셨던 박성일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교회) 전가족 수양회 강사로 오셔서 3일간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그 며칠간 목사님과 귀한 교제를 나누며 행복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얼마 후에 소식이 들리기를, 목사님이 개척하여 제자훈련을 통해 700명 이상 출석하는 중형교회로 성장하던 남 서울 평촌교회를 동역하던 부목사님을 담임목사로 세워놓고 다시 이민목회를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베델한인교회 부목사로 섬길 때에 모선교회 이사회 모임 차 방문하셨던 김태권 목사님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이민목회에 주름살이 조금 더 늘어난 것 이외에는 20년 전에 봤던 그 눈빛과 그 목소리는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제가 맥클린한인장로교회에 부임해서 맞이하는 첫 부흥회 강사님을 선정해야 했을 때에, 주저 없이 김태권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마침 교회행사가 겹쳐서 올 수 없다는 답을 듣고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는데, 올해 드디어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목사님도 올해를 끝으로 필라 임마누엘교회를 은퇴하시게 됩니다. 이번 부흥회를 통해 35년의 목회의 정수를 쏟아내는 은혜의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