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미시간에서 유학생활을 할때에 큰 즐거움 중의 하나는 주말에 한국 드라마 비디오 테이프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서툰 영어로 공부하느라 한주간 내내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다가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주말이면 한국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주로 역사 드라마를 보았는데, 그때 열심히 보았던 것이 “용의 눈물”이었습니다. 그후 인터넷의 발달로 비디오 테이프는 사라졌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목회 현장에서 정신없이 사역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하여 자연스럽게 드라마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휴가 기간 중에 넷플릭스를 통해 두개의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비록 허구가 가미되기는 하였지만 한국사회의 결혼과 성공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보고 나서 씁쓸한 마음이 가득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금도 계속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한 눈에 봐도 뭔가 이상해 보이는 시선과 어투를 가진 변호사 이야기입니다. 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습니다. 자폐 증상이 너무나 다양하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인 관계 형성이나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아주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변호사라는 설정입니다. 그는 언제나 자기 이름을 소개할때에 “저는 우영우 변호사입니다. 앞으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토마토,스위스, 기러기, 인도인, 별똥별”을 줄줄 읊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순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사건을 풀어가고 의뢰인을 돕는 심성고운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역할을 기막히게 소화하는 배우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가 자꾸만 드라마 타이틀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이나 경험치로 보면 그는 “이상한” 변호사입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표현 자체가 편견입니다. 그는 많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뿐이지 이상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상한”이 아니라 “독특하고 특별한” 것입니다. 영어로 말하면, “not strange, but unique”입니다. 독특하기에 특별한 것이고 소중한 것입니다. 나와 다르다고 이상하거나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고 더구나 특별한 것으로 여겨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복음의 정신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