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아내는 서로 다른 점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여행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한 번 가본 곳을 몇 번 다시 가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아내는 한 번 여행한 곳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시 가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제가 저희 교회에 부임한 해인 2017년에 아이들에게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시켜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학하기 직전에 조금 무리가 되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나이아가라를 다녀왔습니다.사진이나 영상에서 보았던 나이아가라 폭포를 직접 보는 것 자체가 너무나 흥분되었습니다. 특별히 떨어지는 폭포소리는 부임 후 조금씩 쌓여가던 스트레스를 일거에 날려주었습니다. 더군다나 오가면서 펼쳐지는 산림은 제 영혼을 감싸주는듯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말씀드린 대로 여행의 스타일이 다른 아내로 인해 나이아가라 재방문은 접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오랫동안 함께 부목사로 동역했던 후배 목사님으로 인해 제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목사님의 아들이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아들을 데려다 주는 길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더군다나 그 목사님의 아내와 제 아내는 친자매처럼 지냈기에 나이아가라 방문이 성사되었습니다. 다시 듣게 된 폭포소리가 지난 6년간 겹겹이 쌓였던 피로를 한 순간에 날려주었습니다. 오고 가는 길에 펼쳐진 자연림이 제 영혼을 어루만져주었습니다.
배를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투어할 때에 한국 사람들이 특별히 외친다는 말이 있지요. “나이야, 가라!”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그것이 하나의 관례가 되었다고 하지요. 때마침 제가 방문한 시점이 56세 생일을 며칠 앞둔 때였기에 저도 그렇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4년 후면 ‘6학년’이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저의 신학교 선생님이셨던 박영선 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은 시간을 통해 역사하십니다. 그러므로 나이 듦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크리스천 가수인 노사연님의 노래 ‘바램’의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관점에서 나이를 바라보는 그 혜안에 감복되었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속으로 부터 이런 외침(실제 소리는 내지 못했습니다)이 올라왔습니다. “나이야, 오라!” 나이가 들수록 더 관대해지고, 더 품격이 있어지며, 더 익어가는 축복을 누리고 싶은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