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from 10월 2022

Posts from 10월 2022

칼빈과 이들레트 — 고현권 목사

제가 20대 중반이던 때에 기독교 신앙잡지에서 읽은 한 순애보를 잊지 못하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광장교회를 담임하던 이정일 목사님의 어머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위해 인터넷에 검색해보았더니 이정일 목사님은 5년 전인 2017년에 별세하셨습니다. 이정일 목사님의 어머니는 일제시대 신식교육을 받은 엘리트 여성이었습니다. 결혼하여 아들 둘을 낳고 살다가 그만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홀로 어린 두 아들을 양육하면서 교편 생활하던 이목사님의 모친을 같은 교회에 다니던 엘리트 청년이 청혼을 하였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 청년의 집안에서 난리가 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칼빈의 고백 — 고현권 목사

제가 미국에 와서 처음 공부한 신학교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 위치한 칼빈 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입니다. 네덜란드 개혁파 교회 출신의 이민자들이 세운 신학교입니다. 그들이 신학교를 세우면서 신학교 이름에 제네바의 종교개혁자인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개혁주의 신학 전통에 서서 신학을 가르치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저희 교회의 목요 여성 성경공부 모임이 주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 교재를 출간하는 교단의 직영 신학교이기도 합니다. 칼빈 신학교의 로고는 한 손에 들려진 심장입니다. 그리고 그 밑에 “Cor meum tibi offero Domine, prompte et sincere!”…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고현권 목

헬라어로 “때”(time)를 가리키는 단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크로느스”(chronos)이고,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kairos)입니다. 크로노스는 매일, 매달, 매년 오고 가는 시간을 뜻합니다. “연대기”(年代記)를 가리키는 영어단어 “chronicles”가 크로노스에서 파생되었습니다. 반면 카이로스는 어떤 특정한 때를 가리킬 때에 사용됩니다. 다시 말해서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특별한 기회를 의미합니다. 카이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의 신 카이로스의 모습이 아주 특이합니다. 앞머리는 덥수룩한 머리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반면에 뒷머리는 한 올의 머리카락도 없는 대머리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의 신 카이로스가 자기 앞을 지나갈 때에 그의 덥수룩한…

웨스트민스터 이야기 — 고현권 목사

지난 주일 칼럼에서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와 그 분의 삶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글을 잘 읽었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한 영화 “King’s Speech”(킹스 스피치)에 대해서도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 혹시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이 열린 곳을 기억하십니까? 네, 웨스트민스터 교회당(Westminster Abbey)입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사원(寺院)으로 소개되었는데, 사실은 적절하지 않은 번역입니다. 원래 “abbey”(애비라고 발음)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도원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웨스트민스터 교회당도 처음에는 수도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것이 1269년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당으로 용도가 바뀌었지만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웨스트민스터라는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