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에 와서 처음 공부한 신학교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 위치한 칼빈 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입니다. 네덜란드 개혁파 교회 출신의 이민자들이 세운 신학교입니다. 그들이 신학교를 세우면서 신학교 이름에 제네바의 종교개혁자인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개혁주의 신학 전통에 서서 신학을 가르치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저희 교회의 목요 여성 성경공부 모임이 주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 교재를 출간하는 교단의 직영 신학교이기도 합니다.
칼빈 신학교의 로고는 한 손에 들려진 심장입니다. 그리고 그 밑에 “Cor meum tibi offero Domine, prompte et sincere!” 라는 라틴어 문구가 나옵니다. 이것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님께 나의 심장을 드리나이다. 즉시 그리고 신실하게!” 이 글귀를 읽을 때마다 저의 부족함에 대한 부끄러움과 함께 주님을 향한 거룩한 열정이 불타오르기도 합니다.
칼빈은 그의 나이 28세 때인 1537년에 스위스 제네바의 종교개혁자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강력한 교회 개혁 의지에 대해 불편하게 여긴 시의회의 결정으로 제네바에서 추방을 당합니다. 아픈 마음을 달래면서 간 곳이 독일과 프랑스의 접경지대 도시인 스트라스부르였습니다. 그곳의 종교개혁자인 마르틴 부써(Martin Bucer)의 온화한 성품과 부드러운 목회 리더십에 매료되어 많은 영향을 받고 프랑스 난민교회의 목회자로 섬겼습니다.
3년 후에 어려움에 처한 제네바 시의회가 칼빈을 다시 교회개혁자로 초청합니다. 두 번 다시는 제네바를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기도 끝에 주님의 부르심인 것을 확인하고 제네바의 초청에 응합니다. 바로 그때 그가 했던 고백이 이것입니다. “주님께 제 심장을 드립니다. 즉시 그리고 신실하게!”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한 주 앞두고 칼빈의 고백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