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간 휴가를 잘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왔다’는 표현때문에 먼 곳에 다녀온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사실은 집에 머물면서 밀린 잠을 보충하고 잘 쉬었습니다. 이 지역에 계신 선배 목사님 한 분이 저에게 바다낚시를 가자고 하셨습니다. 모든 장비를 다 가진 분인지라 따라갔습니다. 집에서 한시간 반 가량 떨어진 솔로몬 아일랜드 피어에 갔습니다. 낮시간에는 별로 입질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바닷바람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라서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눈먼 고기가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는데, 입질조차 하지 않더군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간만에 들이키는 바다 내음이 그렇게 상큼할 수 없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지난 9월부터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박병군 집사님 댁 가정을 심방하였습니다. “목사님, 조금 거리가 있으니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조금 거리가 있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전혀 막히지 않아도 교회에서 한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살고 계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화요일에 낚시하러 간 솔로몬 아일랜드 가기 직전에 있는 헌팅타운(Huntingtown)이라는 곳이었습니다. 부인인 박혜민 집사님은 간호사로 주말 교대근무를 하기에 주일예배는 영상으로 드리는 형편이었습니다. 거의 15년 가까이 집 주변의 미국교회에 다니다가 어떤 분의 소개로 우리 교회를 알게 되었고 출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먼거리에서 매 주일 나오시는 박집사님께 약간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집사님은 은혜를 받으니 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거리상으로 보면 박집사님보다 조금 더 먼거리에서 나오는 가정이 이석(구정희)안수집사님일 것입니다. 거의 한시간 반 떨어진 컬페퍼(Culpepper)란 곳에서 출석합니다. 병원근무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빠지지 않고 교회로 달려옵니다. 이 분들도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은혜를 사모하면 거리는 문제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분들을 보면서 너무나 감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오고가는 길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비록 이보다는 가까울지라도 20-30분 거리에서 출석하시는 모든 성도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아니, 거리에 상관없이 매 주일마다 오시는 모든 성도님들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