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날 세종시에서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 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어느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걸린 것입니다. 다른 날도 아닌 삼일절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를 않았습니다. 항의를 받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그 문제의 집을 찾아가서 내려달라고 했지만 “자신은 일본인”이라면서 일장기를 내리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다가 주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그제서야 일장기를 내렸다고 합니다. 한글을 능통하게 하는 것을 보아서 일본인은 아닐 것인데, 왜 삼일절에 이런 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씁쓸한 마음을 달래다가 특이한 인물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김용환! 그는 조선의 삼대 파락호(破落戶)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파락호란 집을 깨뜨리고 나락에 빠드린 난봉꾼을 뜻하는 안 좋은 말입니다. 김용환은 학봉 김성일 선생의 종손으로 태어났는데, 그가 물려받은 땅은 사방 이십리에 걸쳐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땅을 노름으로 몽땅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심지어 딸이 시집갈 때 혼수품을 마련할 수 없게 되자, 시댁에서 돈을 보내어 사오도록 배려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돈마저 가지고 가서 노름으로 날렸을 정도였으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노름을 가장하여 자신의 전 재산을 만주의 독립군에게 군자금으로 보내기 위한 위장술이었던 것입니다. 워낙 일제의 감시가 엄중하였기에 노름을 통한 전재산 탕진의 방법을 택했던 것입니다. 해방후 병석에 누워있던 그를 찾아온 독립지사가 이제는 진실을 밝힐 때가 오지 않았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자신의 공적을 감추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1948년에 한 독립지사에 의해 비로소 그의 독립운동이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구제하거나, 기도하거나, 금식하지 말 것을 경고하셨습니다. 은밀히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주신 말씀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였습니다. 우리의 섬김과 헌신의 태도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이야기입니다. “은밀하게, 아무도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