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주일예배를 위해 교회에 들어오신 모든 분들은 한결같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전으로 인해 전등도, 방송장비도, 마이크도 모두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전날인 토요일 새벽부터 강풍이 불기 시작하였는데, 늦은 밤에 교회앞 도로가의 나무 한 그루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그만 전깃줄을 덮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때마침 갑자기 떨어진 기온을 체감하고 교회에 히트를 틀기 위해 들렸다가 그 사단이 벌어진 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즉시로 장로님들께 연락드리고 비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일단은 형편이 어려워도 주일예배는 반드시 드린다고 정하고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토요일에 미리 주일식사 준비를 해 놓았고 가스불은 연결되었기에, 몇몇 가정에 연락하여 밥 한통 식 해오도록 부탁드렸습니다. 너무나 악조건인 상황속에서 시작된 주일예배였지만 오히려 은혜와 감동은 더하였습니다. 마이크 대신에 손에 메카폰을 잡고서 한 설교였는데, 성도들의 아멘 화답은 여느 때부터 더 컸습니다. 주일 오후에 이어진 주일반 제자훈련을 마치고 돌려보내자마자 교회에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얼마나 좋든지, 혼자서 복도를 소리지면서 뛰어다녔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달리신 때는 “제 삼시” 즉 오전 9시였습니다. 그로부터 세시간이 지난 낮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온 세상에 어둠이 임하였습니다. 이것은 세상의 빛, 생명의 빛이신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하나님의 손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둠은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빛, 생명의 빛되신 예수님이 흑암의 권세,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일어나 빛을 발하라는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사명을 수행해야 할 곳으로 보내셨는데, 그것은 어둠이 가득한 세상 한복판입니다. 물론 우리 스스로에게는 빛이 없습니다. 오직 우리는 “주안에서 빛”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과 연합된 삶을 살고,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때에 비로소 주님의 빛을 세상에 드러내는 발광체 혹은 반사체가 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모시고 세상에 나가서 그 속에서 빛을 발함으로 그곳에 어둠의 역사가 물러가고 생명의 찬란함이 드러나는 삶이 되길 소원합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이어야 합니다. “in tenebris lux!”(인 테네브리스 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