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예배 말씀을 준비하다가 갈렙의 믿음과 헌신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갈렙은 여호수아와 더불어 가데스 바네아에서 가나안 땅 정탐을 위한 대원으로 선발되었던 인물입니다. 열명의 정탐꾼들이 가나안 땅을 악평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낙망케 만들떄에도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절대 신뢰 속에서 백성들에게 믿음을 촉구하였습니다. 이 가데스 바네아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광야생활을 겪게 되었고, 스무살 이상의 출애굽 1세대들은 40년 광야생활 중에 모두 죽었습니다. 출애굽 1세대 중에 약속의 땅에 들어간 사람은 갈렙과 여호수아가 유일하였습니다. 나이 85세가 된 할아버지가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모세가 자신에게 주었던 맹세를 지키라고 요구합니다. 그것은 그가 밟는 땅은 모두 갈렙에게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때에 우리 같으면 차지하기 쉽고 비옥한 금싸라기 땅을 달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갈렙은 “이 산지”를 자신에게 달라고 말합니다. 그가 요구한 “이 산지”는 다름 아닌 헤브론 곧 기럇 아르바였습니다. 기럇 아르바의 의미는 “아르바의 도시”입니다. 아르바는 가나안의 거인족속인 아낙 사람보다 더 장대한 키의 소유자자였습니다. 그런 사람이 다스리는 성읍을 정복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갈렙은 이것을 자원합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백성의 제일 큰 어른으로서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일에 대한 본을 보이기 위함입니다. 저는 이것이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로마가 주변을 정복하고 대제국이 된 것은 원로원 의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쥬 때문이었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합니다. 로마의 최고 귀족들인 원로원 의원들은 정복전쟁의 최전선에 자신들의 아들이 서서 싸우게 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들의 희생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영국의 명문학교인 이튼스쿨에 가면 1-2차 세계 대전때에 전사한 본교 출신 2000명의 명단이 한 벽면을 채운다고 합니다. 한국전쟁때에 미군장성의 자제 142명이 참전했고 그 중에 35명이 전사내지 중상을 입었다는 기록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가진 장군의 특권으로 얼마든지 자신의 아들들을 후방에 배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 특권을 포기하고 전투가 치열했던 전장터로 보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지도층 중에 상당수가 군면제를 받았고, 그들의 자녀들 또한 들어보지도 못한 병명으로 군면제를 받는 것을 보면서 씁씁했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한 사회의 건강성은 바로 이런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실천 여부로 판단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