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교회 역사를 전공하면서 알게 된 것이 제네바의 종교개혁자 존 칼빈(John Calvin)이 만들었던 컨스시토리(Consistory)였습니다. 똑같지는 않지만 오늘날의 교회 당회의 역할과 유사한 것입니다. 이것이 스코틀랜드에 소개되었고 이것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 당회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평생을 연구한 분이 로버트 킹던 박사인데, 이 분의 외할아버지가 평양의 숭의중학교 교장이었던 조오지 맥큔(George McCune, 한국명 윤산온) 선교사님이십니다. 윤산온 선교사님은 1936년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했다가 미국으로 추방을 당하고 맙니다.
한국인으로 이 주제를 가지고 최초로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박사논문을 쓴 분이 횃불 트리니티신학대학원의 이정숙 교수님입니다. 박사과정때 이 분의 박사학위 논문을 읽으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던 것이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제네바 콘시스토리는 제네바의 목사들과 장로들로 구성되었는데,일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성도들의 영적인 삶에 대해 의논하고, 특별히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 성도들에 대해 권징(勸懲, discipline)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교리적인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부부싸움, 외도, 사기, 거짓말 등의 윤리적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칼빈이 추구했던 권징(권면과 징계)의 목적이 매우 의미심장하다는 것입니다. 칼빈은 권징의 목적을 교정과 회복에 두었습니다. 즉 잘못된 것에서 떠나 바른 삶으로 돌아오는데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과 정반대로 권징을 접근하는 그룹이 있었습니다. 재세례파(再洗禮派, Anabaptists)라고 불리워진 극단적인 그룹은 신약성경을 문자 그대로 지켜야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의 순결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결과 교회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잘못한 성도들은 무조건 교회에서 쫓아내는 출교(黜敎, excommunication)를 엄중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대로 시행하였습니다. 이들의 생각은 예수님의 생각에서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죄인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계십니다. 권징에 대해 말씀하신 후(마18:15-18), 예수님은 두세 사람이 모여 기도하는 곳에 주님도 함께 하시면서 기도의 응답을 약속하셨습니다. 여기 말하는 “두세 사람이 모여 하는 기도”는 잘못함으로 징계를 받은 자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건강한 교회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