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명절이면 어머니가 준비하던 음식 중에 제일 제 입맛을 돋구던 것은 부침개와 고구마 튀김이었습니다. 요즘처럼 부침 전용가루나 튀김 가루가 없이 그저 밀가루만을 사용하였는데, 그 맛은 지금도 재현될 수 없는 어머니의 손맛입니다. 어머니가 뒤집어 한 판을 구워내면 그 옆에서 젓가락으로 쭉쭉 찢어서 살짝 양념장에 담근 뒤에 입에 넣으면 너무나도 행복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밭에서 갖 캐낸 고구마를 썰은 뒤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서 튀겨내면 금방 한 접시를 동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튀김 음식이 발달한 곳은 일본이었습니다. 일본의 튀김 음식을 덴뿌라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의 기원이 참 흥미롭습니다. 16세기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예수회 소속 포르투갈인 선교사들이 일본선교를 위해 왔는데, 이들이 생선 튀김을 해서 먹는 것을 일본인들이 본 것입니다. 포르투갈인 선교사들이 생선 튀김을 먹은 이유는 “Quatuor Tempora”(콰투오르 템포라)라는 가톨릭교회의 규례때문입니다. 문자적인 의미는 “사계절”인데,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시작되는 삼일간 육류를 금하는 규례입니다. 대신에 생선은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것때문에 이 날이 되면 포르투칼인들은 밀가루 옷을 생선 살에 입혀서 기름에 튀겨 먹었던 것입니다. 일본인들이 이 라틴어 문구 중에 마지막 “템포라”를 듣고 일본식으로 “덴뿌라”라고 발음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일본식 튀김인 “덴뿌라”가 유래되었는다는 것이 유력한 학설입니다.
중세이후 유럽에서는 사순절 기간 동안 금요일은 육식을 금하고 생선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에는 단식을 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고난주간에 매일 한끼식 금식하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이런 전통은 소중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경건의 유익을 위해 실행하는 분들이 있다면 격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전통이나 관습을 절대시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거나, 판단하거나, 혹은 이것을 자기 의로 삼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요즘 어떤 이들은 고난주간동안 미디어 금식이라고 해서 휴대폰이나 인터넷 사용을 자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경건에 문제될 것도 없습니다. 주 안에서 자유롭게 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