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from 7월 2024
빈계지신(牝鷄之晨)—- 고현권 목사
작년 여름 과테말라 단기 선교지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하루 종일 선교사역을 하고 지쳐서 잠을 잤는데, 새벽 4시경에 그만 깨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는 “꼬끼오” 소리치는 닭울음소리때문이었습니다.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자 여기 저기서 연달아 닭들이 경쟁적으로 우는 것이었습니다. 과테말라의 대표 명물이 “뾰요 깜뻬로”(Pollo Campero)라는 프라이드 치킨입니다. 닭은 과테말라뿐만 아니라 모든 중남미 사람들이 집에서 많이 키우는 가금(家禽)동물입니다. 새벽에 소리내어 우는 닭은 성별로 따지자면 수탉입니다.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고 위험을 만났을 때 “꼬꼬댁 꼬꼬” 소리를 냅니다. 여기에 착안하여 나온 고사성어가 “빈계지신”(牝鷄之晨)입니다. 번역하면 “암탉의 새벽”이란 뜻입니다.…
코스모스와 카오스— 고현권 목사
제가 어릴 때 라디오에서 들었던 노래 중에 김상희라는 가수가 부른 “코스모스”란 노래가 오늘 불현듯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즉시 유투브를 찾아서 들어보았습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 갑니다.” 코스모스는 우주(universe)를 뜻하는 헬라어에서 나온 말입니다. 왜 이 꽃의 이름을 코스모스라고 지었을까요? 코스모스는 여덟 개의 꽃잎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꽃잎이 아니라 꽃부리의 일부가 변형된 것이고, 진짜 꽃잎은 코스모스의 중심부의 노란 부분입니다. 그것을 확대한 사진을 보면, 그 노란색 부분이 수많은 별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코스모스 꽃을 검색해보시면 제 말이 사실임을 알게…
하나님이 이긴다!— 고현권 목사
한국에서 맞이한 어느 날 아침에 휴대폰을 통해 뉴스를 검색하다가 한 기사에 제 눈이 꽂혔습니다. 그것은 “크리스천스”라는 제목의 연극에 대한 기자의 관람평이었습니다. 이 연극은 2011년 “Love Wins”(사랑이 이긴다)라는 책을 냈다가 결국 그가 담임하던 대형교회를 사임한 롭 벨 목사의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것입니다. 연극의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한 대형교회 목사인 폴이 10년 만에 교회 건축을 하느라 진 빚을 다 갚고 난 주일에 “지옥은 없다”라고 선언을 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기에 사람을 고통받게 하는 지옥을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의 폭탄 선언으로 인해…
소중한 만남들— 고현권 목사
꿈같은 2주 반의 한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장인어른이 원로목사로 추대받아 은퇴하실때 한주간 방문했던 때로부터 14년만에 한국에 나갔습니다. 정말 많이 변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나 낮설기까지 하면서 마치 이방인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국인지라 금방 적응이 되었습니다. 주방문 목적인 장인어른의 팔순을 기념하여 가족들이 함께 조촐한 잔치를 가지고 짦지만 함께 여행도 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2020년 팬데믹이 막 온 세계를 뒤덮던 4월 12일 부활절 오후에 장인어른이 심장 대동맥 파열로 긴급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생존률 5%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소생의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모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