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옥한흠 목사님이 별세하신 지 14년이 되어갑니다. 제 장인 되시는 최홍준 목사님은 사랑의 교회가 막 태동하던 시절에 첫 전임 부교역자로 사역을 시작하면서 옥목사님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에 옥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최목사, 나 내일 주일설교를 못할 것 같아. 몸이 너무 힘들어!” 그러면서, 주보에 몸이 피곤하여 오늘 주일 설교를 못한다고 광고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 그냥 기도원에 가서 기도중이라고 올리면 어떨까요?” 그러자 옥목사님의 묵직한 음성이 들렸다고 합니다. “목회자는 정직해야 되네. 피곤해서 집에서 쉬는데 기도원에 갔다고 하면 되겠나? 그대로 올려주게.” 물론 그 주일에 난리가 났습니다. 한 안수집사님이 주보를 보고 흥분하면서 목사가 죽어도 강단에서 쓰러 죽어야지 피곤하다고 설교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 면서 난리를 치더니 그 다음 주일부터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옥한흠 목사님의 막역한 신앙 동지였던 홍정길 목사님과 관련한 에피소드는 아직도 목회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남서울교회가 급성장할 시기에 설교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어느 주일날 홍목사님이 레위기를 가지고 설교했습니다. 본문 속에 “제물을 소화하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설교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지라 좀 더 깊이 살피지 못하고 이렇게 설교했습니다. “여러분, 여기 소화하라고 되어 있지요? 하나님의 말씀을 철저히 소화하여 여러분의 영혼의 살과 피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모든 성도들이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 우연히 그 본문을 국한문성경으로 보다가 “소화”가 “불사를 소(燒), 불 화 (火)” 즉 제물을 불태워 바치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즉시 하나님 앞에 회개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 다음 주일 설교시간에 자신의 실수를 정직하게 고백하였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목사님을 비난한 것이 아니라, 온 성도들이 정직하게 고백한 목사님의 용기를 칭찬했습니다. 그리고 정직운동이 교회안에 일어났습니다.
지난 주일에 한 장로님이 저에게 한 주 전에 있었던 일을 말씀하셨습니다. 주차장에 가서 자신의 차 앞 부분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손보는데 큰 비용은 들지 않지만, 정직하게 인정하지 않고 그냥 간 분때문에 잠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정직에 대해 글을 한번 써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정직은 용기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만큼 큰 결단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정직함이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표시입니다. 당연히 되돌아오는 것은 용납과 화해의 악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