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의 부메랑— 고현권 목사

‘우리끼리’의 부메랑— 고현권 목사

중학교에 들어가 받은 역사 교과서의 표지를 열자 제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이었습니다. 이것은 이집트 제18왕조의 열두번째 왕(파라오)였던 투탕카멘의 장례용 가면입니다. 파라오가 죽으면 그 시신을 방부처리한 뒤에 관에 넣고 머리에 이 황금으로 만든 장례 가면을 씌우고 떨어지지 않도록 접착한 것입니다. 이 황금 장례 가면의 주인공인 파라오 투탕카멘의 시신을 연구하던 고고학자들이 그의 몸을 보고서 놀랐다고 합니다. 투탕카멘은 10세에 왕위에 올라서 18세에 죽었는데, 그의 몸의 골반은 여성에 가까왔고, 뻐드렁니에 발이 안쪽으로 휘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왜 그의 몸이 이렇게 되었을까요? 고고학자들은 이집트 왕가의 결혼전통인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병때문인 것으로 봅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남매간이었고, 그 사이에서 난 투탕카멘은 그의 이복누이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던 것입니다. 그럼 왜 고대 이집트의 왕실은 근친혼을 고집하였을까요? 왕권의 순수성을 지키고 모든 권력을 자기 후손들이 독차지하려는 탐욕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탐욕이 결국 자신의 왕가를 허물어뜨리는 부메랑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에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긴 종목은 양궁이었습니다. 유투브를 통해 결승전을 보는데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현재 양궁의 기술은 전 세계가 평준화되었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거의 40년 가까이 한국이 양궁을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대표 선발전의 기준이 오직 실력 그 자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누구든지 좋은 성적을 내면, 무명이라고 할지라도 대표가 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다른 종목은 그렇지 않은 것이 슬프게도 현실이라고 합니다. 실력보다는 저 선수가 우리 학교 출신이고, 자신의 후배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극심한 것은 유도인데, 어떤 특정 학교 출신이 유도계를 장악하면서 국가대표를 거의 그 학교 출신으로만 뽑는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수많은 대학들이 유도부를 폐지하면서 한국 유도는 거의 무너지지 직전이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우리끼리”의 저주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하나님의 집” 곧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그의 출신 배경, 종족과 혈통, 신분과 성별, 학력과 재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피로 죄사함받고,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는 사랑의 공동체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싫어하는 사탄이 우리의 마음을 자극하여 “너와 나”를 나누고, 서로 친하고 편한 “우리끼리”를 부추깁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끼리”는 반드시 영적 유전병이라는 저주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됩니다. 제가 이 문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거듭 설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