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영국은 북아일랜드 공화국군(IRA)으로 불리는 무장세력이 일으킨 각종 테러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영국 옆에 있는 섬나라가 아일랜드인데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으면서 온갖 불이익과 수탈을 당하였습니다. 이때 영국은 자국민을 대거 북아일랜드지역에 이주시켰기에, 아일랜드가 독립할때에 북아일랜드는 그대로 영국의 직할지로 삼았습니다. 이에 항거하여 일어난 것이 ‘북아일랜드 공화국군’(IRA)인 것입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만든 영화가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입니다. 오래전에 보았는데,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이 영화는 1974년에 일어난 런던 교외의 길포드 주점 폭파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5명이 죽고 75명이 부상을 당하자 영국 경찰은 대대적인 체포 작전에 돌입하였습니다. 이때 이 사건 현장 주변에 있던 북아일랜드 출신의 제리 콘론을 잡아서 범인으로 몰아갑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구타와 강요에 못이겨서 제리는 경찰이 써놓은 진술조서에 서명하고 맙니다. 그 조작된 진술서에 근거하여 제리의 아버지 또한 공범으로 몰려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되어 옥고를 치릅니다. 아버지는 억울함때문에 마약에 손을 대며 자포자기한 삶을 사는 아들에게 용기를 주면서 아들의 무죄방면을 위해 각계에 날마다 탄원서를 보내다가 병으로 감옥에서 숨집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 이들 부자의 무죄를 탄원하면서 이 일에 뛰어든 여자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경찰이 아무 죄도 없던 이들 부자에게 누명을 씌우고 사건을 조작했음을 알려주는 증거자료들이 드러남으로 결국 제리는 15년만에 무죄석방을 받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던 것은 이것이 1970-80년대 우리 조국의 현실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백미는 여자 변호사의 멋진 활약입니다. 정확한 증거와 논리정연한 법리에 근거하여 무죄를 이끌어내는 장면은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줍니다. 이 변호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오버랩된 것이 예수님이었습니다. 요한일서 2장 1절에 보면 범죄한 우리를 위해 하나님 앞에 나오시는 예수님을 “대언자”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영어성경을 보면 “advocate”(애드버킷)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놀라운 변론을 펼치십니다. 자신의 십자가에서의 영단번 속죄(once for all atonement)에 근거하여 우리에게 내려진 정죄를 무효화시켜달라고 변호합니다. 이에 하나님은 우리에 대해 이렇게 선언하십니다. “You are not guilty!”(너는 무죄다!) 이 분은 값없이 이 변호를 무료로 해주십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를 향한 마귀의 정죄와 공격은 변호사이신 예수님에 의해 언제나 패배를 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