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주일 예배 때 과테말라 선교팀을 파송하면서 이상하게 마음 속에 너무도 함께하고 싶은데 건강 문제로 그러지 못함에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로 어언 1년.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다치기 이전보다 더 건강한 몸으로 회복시켜 주셨고, 다치기 이전에 다니던 직장보다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롬팔이팔’(로마서 8:28)의 말씀처럼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이 이루어지는 은혜를 부어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은혜를 누린지도 잠깐, 어느새 저는 또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과테말라 단기 선교 모집 광고를 보고서 아내와 함께 참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과테말라 땅에 발을 밟는 순간부터 1주일 간의 시간은 정말 놀라운 경험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거의 밤을 새며 타야 했던 비행기, 너무나도 열악한 도로 환경, 온수가 잘 나오지 않는 샤워실, 거리에 수많은 쓰레기들, 양철 지붕 군데군데서 물이 줄줄 새고 방 한가운데 있는 하수구를 둔 채 살아가는 현지 주민들의 삶의 환경 등등… 하지만 놀라웠던 것은 그런 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선교사님 가족과 현지 사역자들의 귀한 헌신으로 인해 해맑게 웃으며 무럭무럭 사랑으로 자라고 있었고 정말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을 도와주고 섬기러 갔던 우리가 오히려 그들에게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섬김과 대접을 받으며 그 분들에 대한 존경이 들었고, 고생하신 선교팀 모두에게도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저같은 사람이 과연 선교를 해도 될까 조금 걱정도 되고 부끄럽기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사랑하심이 아니듯이 우리가 선교할 능력이 있어 선교 현장에 보내심이 아니라 우리가 그저 잠잠히 하나님만 믿음으로 바랄 때 이 낮은 곳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임재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게 인도하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미국과 한국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넓은 지, 또 이 세상만물을 통치하시는 하나님께서 얼마나 크신 분인지, 저의 지경을 넓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범사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 그리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 우리도 그들을 사랑하며 쉬지 말고 기도해주는 것. 이것이 제가 이번 과테말라에서 체험했던 선교적 삶이었습니다. 기도와 물질로 함께 해주신 모든 성도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