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험한 첫 번째 대선은 1987년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막 신병 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된 때였습니다. 그런데 투표를 앞두고 부대장님이 부대원을 모아놓고 여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면서 강요하였습니다.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투표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두번째 경험한 대선은 1992년이었습니다. YS와 DJ 두 후보가 강력하게 맞붙는 바람에 나라가 동서로 거의 나뉘어졌습니다. 그때 저는 신학교에 다니면서 서울 강북의 작은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로 섬겼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의 목사님을 비롯한 성도들 대다수는 전라도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투표 결과 YS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교회에 갔더니 분위기가 매우 무거웠습니다. 저를 본 한 집사님이 약간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했습니다. “전도사님은 YS가 되어서 좋겠소잉!” 제가 경상도 출신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순간 주님께서 제 입술에 지혜를 주셨습니다. 전라도 사투리로 한마디 했습니다. “난 YS도 아니고, DJ도 아니고, 박찬종이 찍어 뿌렸제!” 제 말에 그 집사님이 파안대소를 하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정말로 저는 박찬종 후보를 찍었거든요.
어떤 분이 제게 물었습니다. “목사님은 트럼프 편입니까? 해리스 편입니까?” 제가 말했습니다. “물론, 당연히 예수님 편이요, 미국 편입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했습니다. “누가 되든지 그를 세우시는 것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선출된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반대자들을 모두 품는 것입니다.” 이러니 논쟁이 될 수 가 없지요! 미국 대선이 끝났습니다. 결과는 여러분이 아는대로 입니다. 페이스 북을 보았더니, 한쪽은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절망의 한숨을 뿜어내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제 마음을 추스르고 진중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승자는 패자에게 따뜻한 위로의 악수를 건내는 것입니다. 반대로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와 함께 협력의 손을 내미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힘써야 할 것은 분열의 언어를 철저히 배제하고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새롭게 선출된 지도자가 진정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공의와 선을 이 땅에 펼칠 수 있도록 기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