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의 지혜— 고현권 목사

밸런스의 지혜— 고현권 목사

저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였는데, 매년 봄가을마다 고적답사를 다녔습니다.덕분에 수많은 역사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그중에서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안동이었습니다. 안동하면 퇴계 이황선생의 도산서원과 징비록(懲毖錄)의 저자 서애 류성룡 선생의 병산서원이 떠오릅니다. 그 무엇보다 안동의 고택들이 즐비한 하회마을의 풍광은 단연코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회(河回)라는 지명의 뜻대로 부용대라는 절벽 위에서 하회마을을 내려다 보면 낙동강이 완벽한 S자를 그리면서 마을 전체를 휘감아 흘러갑니다. 이런 지형의 독특함 때문에 6.25 전쟁때에도 인민군이 하회마을에는 접근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돌아가신 고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을 방문했을때 제일 먼저 찾았던 곳이 하회마을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역사의 현장이 지금 위협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일주일전 여섯쪽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에서 일어난 산불이 강한 바람에 의해 산맥을 타고가면서 경상북도 중북부가 화마에 휩쓸리는 대재앙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것때문에 안동의 역사적 현장이 지금 심각한 위기 상태에 놓였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형산불과 관련하여 왜 이렇게 진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지를 두고 다양한 분석기사가 나왔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의 산들에 심겨진 소나무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식목사업을 통해 온 국토가 완전히 푸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품종을 인정하지 않고 유독 소나무 심기에만 집중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불에 강한 활엽수나 잡목들은 거의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소나무는 송진을 가득 머금고 있기에 여기에 불이 붙으면 감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것이 최근에 반복되는 한국 대형산불의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벨런스의 지혜”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그것이 다른 것과 적절히 밸런스를 맞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한쪽에 과도하게 기울이지면, 반드시 탈이 난다는 것입니다. 산에 소나무뿐만 아니라, 참나무, 오리나무, 단풍나무가 함께 밸런스를 맞추어야 하듯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다양한 생각들을 용납하고 함께 조화와 밸렌스를 이루는 것이 너무나 중요함을 절감합니다. 이번 불의 해결은 비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국 땅에 비를 내려주시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