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제 몸은 매우 약했습니다. 늘 힘이 없어서 비실거리는 모습때문에 ‘비실비실 배삼룡’이라는 조롱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웃 어른들이 재미삼아 저와 두세살 어린 아이들을 씨름붙이기도 했습니다.(요즘 생각하면 child abuse이지요^^) 초등학교 6학년까지 달리기는 반에서 골찌였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몸이 점점 건강해졌습니다. 고등학교때에는 100m를 반에서 제일 빨리 달리는 기록(12.9초)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서 생활이 안정되면서 몸이 더 건강해졌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유학생활 7년 포함하여 28년간 목회전선에 뛰어들어 정신없이 사역했습니다. 그러고도 병원에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였습니다. 남들은 독감에 걸려서 한두 주 앓는다면, 저는 감기약 먹고 콩나물국을 먹으면 이틀만에 털고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것은 몰라도 건강 하나만은 자신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평생 한번 가본적 없던 병원을 검사를 위해 한 주에 두세번 방문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차 항암치료후에 여러가지 후유증이 나타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험하는 대로 입맛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하루에도 두세번 몸의 컨디션이 뒤바뀌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감사한 것은 입맛이 바뀐 것이지, 입맛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잘 먹어야 치료가 제대로 된다는 닥터의 말씀에 순종하여 잘 먹으려 한다는 사실입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그 동안 제 몸을 무리하게 사용하면서 돌보지 못한 저의 교만함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감사함이 넘쳤습니다. 위암2기인데도 임파선이나 다른 장기에 전이가 전혀 안되었다는 것과(닥터 말로는 기적), 1차 항암을 주의 도우심 가운데 넉넉히 잘 감당했다는 것과, 무엇보다 저를 위해 기도하는 우리 맥클린의 성도님들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