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학교 1학년일때 당시 LA의 나성한인교회를 담임목회하시던 김의환 목사님께서 채플에 오셔서 설교하신 적이 있습니다. 늘 웃는 얼굴상인 목사님의 머리에는 광채(?)가 가득하였습니다. 목사님이 자신의 외모를 가지고 재미있는 예화를 드셨습니다.젊은 나이에 대머리가 된 목사님이 어느날 새벽기도 시간에 하나님께 따졌답니다. “하나님, 저는 아직 나이가 젊은데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한참 뒤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종아! 그것은 내가 너를 사랑하는 증표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님의 말씀이 납득이 되지 않았서 다시 물었더니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내가 너를 얼마니 사랑하고 아끼든지, 너의 머리를 자꾸만 쓰다듬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란다.” 이 예화를 하시면서 김의환 목사님은 환하게 웃으시면서 당신의 빛난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젊어서, 아니 나이 50대 중반 전까지만 해도 머리숱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깍으러 갈때마다 미용사한데 숱을 치는 가위로 팍팍 쳐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몇년전에 제 머리 손질을 하던 박정아 집사님이 “목사님, 더 이상 칠 머리숱이 없어요!”하면서 거울을 비춰보여주는데 그만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가득하던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해지고 속이 훤히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뒤통수 일부에도 머리숱이 사라진 것입니다. 항암 1차 치료를 받고서 머리카락이 신경 쓰였습니다. 요즘에는 안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들어서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두주가 지나도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삼주차인 어느날 샤워를 하는데 수북히 손에 잡히는 머리카락을 보면서 일견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김의환 목사님의 멘트를 떠올렸습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셔서 내 머리를 많이 쓰다듬어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자!’ 그러자 그것 또한 문제가 되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래도 감사, 저래도 기쁨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