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이야기— 고현권목사

감 이야기— 고현권목사

늦가을하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과일이 감입니다. 감 하면 또한 연결되는 지명이 상주입니다. 상주 곶감은 최상질의 품질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제가 자란 고향 동네는 그 정도는 아니어도 집집마다 감나무를 가지고 있어서 가을이면 잘 익은 홍시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첫서리를 맞은 감은 숙성이 잘되어 한 입 배어물면 그 달콤함과 시원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어릴적 최고의 간식이었습니다. 감을 너무나 좋아했던 저에게 캘리포니아의 삶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뜨거운 햇빛 아래 잘 영근 단감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성도님들이 집에서 딴 단감을 주시거나 마켓에서 비교적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떄는 그 자리에서 4-5개를 먹기도 할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위암 수술을 한 후부터 감은 절대 먹어서는 안되는 금지음식 1순위가 되고 말았습니다. 감의 성분이 저같은 사람에게는 도리어 독이 된다는 것입니다. 얼마전 한 권사님이 저를 위해 귀한 음식과 함께 작 익은 캘리포니아산 단감 한박스를 주셨습니다.  얼마나 잘 익었든지, 침은 넘어가는데 눈문을 머금고 참아야 했습니다. 다른 분이 주신 대봉감도 마찬가지로 먹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아직 덜 익은 몇개를 익히기 위해 창틀에 올려두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숙성되어 가는 감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잘 익지 않으면 입을 떫게 만들어버리듯이, 우리의 신앙생활이 시간이 지나감에도 여전히 익어가지 않고 떫은 맛을 유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이들을 맛나게 하는 삶인가, 아니면 떫게 만드는 삶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또 다른 차원의 감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영감(靈感, inspiration입니다. 설교자에게 최고의 불행은 영감 곧 성령의 감화감동 없이 사역하는 것입니다. 12월 한달 동안 영감있는 목회자가 되길 집중 기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