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단상—고현권 목사

월드컵 단상—고현권 목사

지난 6월 11일부터 미국, 캐나다, 멕시코 북중미 3개국이 개최하는 월드컵 축구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워낙 축구 보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아예 그 기간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도록 Fox One 채널 두 달 치 시청권을 샀습니다. 몇몇 분들이 교회 친교실에서 한국 경기를 보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장로님들과 상의 후 친교실을 오픈하고 함께 보았습니다. 결과는 아시는 것처럼 한국이 A조 3위가 되어서 곧바로 32강에 진출하지 못하고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는 객관적으로 너무 어이없는 경기력을 보이다가 약체로 평가받던 남아공에 지는 바람에 보는 분들의 실망과 탄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언론과 인터넷상에서 감독에 대한 혹평과 악플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경기중 실수한 선수들에 대한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 축구를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마음 때문인 줄 알지만, 그 도가 너무 지나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 누가 지려고 경기하겠습니까? 다들 이기려고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물론 감독의 지도력 부재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대안 마련은 필요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만은 인정하고 이제는 차분한 마음으로 힘겹게 뛴 선수들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박수가 필요할 때입니다.

  이번에 제 눈길을 사로잡은 팀은 튀르키예입니다. 사실 굉장히 축구를 잘하는 나라인데, 이상하게도 조별 예선 1, 2차 경기에서 연속으로 패배를 당하여 조기 탈락이 확정되었습니다. 마지막 3차전 경기 상대가 주최국 미국이었습니다. 지금 미국 축구는 상한가를 달리고 있기에 미국의 완승으로 끝날 것이라고 다들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튀르키예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했고, 결과는 미국을 3-2로 이겼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튀르키예 선수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월드컵 축구 경기를 틈틈이 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축구 경기에 몰입되어 쉽게 흥분했는데, 요즘에는 차분하게 즐기게 되고 실수한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게 여기는 긍휼의 마음이 생김을 느낍니다. 그리고 축구에 마음을 너무 빼앗기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성경 통독에 더 시간을 내고 있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