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벽기도회 시간에 나누는 말씀이 사무엘상입니다. 사무엘상은 제가 저희 교회에 부임한 다음해인 2018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요예배 시간에 강해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깊이 묵상하는 가운데 전에 보지 못했던 부분을 재발견하면서 새로운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사무엘상 17장에 보면 이스라엘과 블레셋 간의 전쟁이 벌어지는데, 블레셋의 대표 장수로 나선 이가 거인장수 골리앗이었습니다. 그의 위세 앞에 완전히 짓눌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골리앗에 대해 전혀 항거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마침 형들을 만나기 위해 전쟁터에 왔던 다윗이 골리앗의 말을 듣고 크게 분노하였습니다. “이 할례 받지 못한 자가 감히 하나님의 군대를 멸시한단 말이냐?” 하나님의 군대를 멸시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이기에 자신이 골리앗을 상대하겠다고 자원하였습니다. 이것을 본 그의 맏형인 엘리압이 다윗을 책망합니다. “나는 너의 교만과 네 마음의 완악함을 아노니 네가 전쟁을 구경하러 왔도다!”
인간적으로 보면 다윗의 마음이 상하였을 것입니다. 나이 어린 막내동생에 대한 염려때문이라고 할지라도 격려는 못할 망정 어처구니 없이 책망과 비아냥을 쏟아낼 수 있단 말입니까? 우리 같았으면, 형에게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이 어떻게 합니까? 다윗은 비난하는 형의 말에 개의치 않고 원수인 골리앗과의 싸움에만 집중합니다. 다윗이 이렇게 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아무리 형이 자신을 섭섭하게 하였을지라도, 형은 자기와 같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초점을 형에게서 원수인 골리앗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윗의 모습을 보면서 바울의 얼굴이 오버랩되었습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 투옥되었을 때에 일부의 로마교회 신자들은 바울의 몸에 괴로움을 더하게 하려고 길거리에 나가서 열심으로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한마디로 그 동기가 매우 불순하였습니다. 이것을 전해들은 바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인간적으로는 속상하였을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바울은 초점을 오직 주님께 맞춥니다. “무슨 동기로 하든지 높아지는 것은 그리스도이시니 나는 이로 인하여 기뻐하리로다!” 섭섭하게 하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면 함께 망합니다. 바로 그 순간에 우리의 초점을 오직 주님께 맞출 때에 능히 그 시험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