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토요새벽기도회에 제법 많은 성도님들이 나오셨습니다. 새벽기도회 후에 그 날 생일을 맞이하신 한 권사님께서 성도들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 종탑에 올라가서 성탄 장식물을 가지고 내려와서 장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도님들의 얼굴을 보니 모두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돌아간듯이 그렇게 행복하게 보일 수 없었습니다. 주일예배후에 어느 분이 ‘성탄 촛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교회에는 전통적으로 대강절(待降節, the Advent) 시즌이 되면 매 주일마다 촛불 하나씩을 밝히기 시작하여 성탄주일에는 모든 촛불을 밝힙니다.
이번에 제가 이런 전통의 역사적인 기원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미네소타의 루터신학교 교수인 해미그 박사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대강절 화환(Advent Wreath)이 처음 시작된 것은 1839년 독일 함부르크 인근의 루터교회를 섬기던 요한 힌리히 빈헤른(1808-1881) 목사님에 의해서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예수님의 강림 속에 담긴 의미를 어떻게 하면 잘 알려줄 수 있을까 하다가 둥근 형태의 촛대에 20개의 붉은 색 작은 초와 4개의 흰색 큰 초를 꽂은 후에 매 주일마다 차례대로 불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것이 점점 퍼져나가면서 세 개의 보라색 초와 한 개의 핑크(혹은 붉은)색 초를 매 주일마다 밝히는 것으로 정착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순서대로, 소망(Hope), 평화(Peace), 기쁨(Joy), 사랑(Love)의 의미를 부여하고 거기에 따른 성경 구절을 인용하여 함께 은혜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굳이 이런 것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제가 대답했습니다. “물론, 성경에 이런 것이 나와 있지 않기에 반드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굳이 안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헬라어로 “아디아포라”(adiaphora)라고 합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indifferent)는 뜻입니다. 진리의 문제가 아닌 이상, 하든지 안 하든지 이해하고 받아주는 넉넉함이 가득한 교회 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 내년에 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말하면서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아디아포라!” 우리가 목숨 걸어야 할 것은 복음의 진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