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신학교 동기 목사님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부목사로 오랫동안 섬기다가 교회개척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가 2층을 빌려서 예배당으로 꾸미고 교회설립예배를 드렸습니다. 이전에 섬기던 교회의 담임목사님과 장로님들, 그리고 수많은 성도들과 지인들로 작은 예배당이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광고 시간에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일날 10여명의 성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개척교회 목회의 현실을 체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갖다 댈 것은 아니지만, 지난 주일 2부 예배 시간에 온성도들의 축복 속에 파송기도를 받을 때만 해도 단기선교팀들의 심정은 불타 올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로님과 안수집사님 여러 분들이 나와서 격려하고 공항에 라이드해 줄 때만 해도 얼굴에는 거룩한 전의가 불타올랐습니다. 그러나 오랜 수속과 비행대기 시간을 보내면서 단기선교의 현실을 서서히 체감하였고, 오랜 여정을 거쳐서 흔들거리는 차량을 타고 선교센터에 도착했을 때에는, 다들 말은 하지 않지만 ’어떻게 한주간을 여기서 보내지?’라는 표정이 교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이곳도 올해 이상고온으로 날씨가 만만치 않은데다 낡은 선풍기에 의지하여 열대야 속에서 잠을 자야 했기에 적응하는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몰려드는 어린 영혼들을 대하면서 모든 선교팀원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순수한 영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감격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무더위는 여전한데, 역설적이게도 마음 속에는 시원한 생수 같은 기쁨이 흘러 넘쳤습니다. 말이 막힐 때에는 얼굴 표정과 온 몸으로 주님의 사랑을 전하였습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오전과 오후를 사역하고 돌아오다보니 사모님과 현지 성도님들이 마련해주시는 음식이 그렇게 꿀맛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찬물로 하는 샤워가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습니다. 왜 진작 이런 것을 맛보지 못했을까 하면서 안타까워하시는 모습이 그렇게 귀할 수 없었습니다. 4년 만에 재회한 공자학 선교사님은 그 사이 주름이 더 깊어지셨지만 후띠아빠 영혼을 위해 자신을 부르신 하나님의 은혜 감시하면서 남은 생애를 여기서 마무리하리라 고백하셨습니다. 떠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내일이면 그리운 맥클린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선교지에서 만난 소중한 얼굴들이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