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맞이한 어느 날 아침에 휴대폰을 통해 뉴스를 검색하다가 한 기사에 제 눈이 꽂혔습니다. 그것은 “크리스천스”라는 제목의 연극에 대한 기자의 관람평이었습니다. 이 연극은 2011년 “Love Wins”(사랑이 이긴다)라는 책을 냈다가 결국 그가 담임하던 대형교회를 사임한 롭 벨 목사의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것입니다. 연극의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한 대형교회 목사인 폴이 10년 만에 교회 건축을 하느라 진 빚을 다 갚고 난 주일에 “지옥은 없다”라고 선언을 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기에 사람을 고통받게 하는 지옥을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의 폭탄 선언으로 인해 교회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부목사 조슈아를 중심으로 다수의 성도들이 폴 목사를 비판하면서 교회를 이탈합니다. 또한 일부의 성도들은 10년간 천국과 지옥을 말하다가 왜 하필 교회 부채를 다 갚고나서 지옥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실망하여 교회를 떠납니다. 이 연극은 교회당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스타일로 무대를 꾸며서 연극을 관람하는 이들이 마치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문제의 롭 벨 목사는 제가 미시간에서 유학하던 시절 약 일년간 출석했던 갈보리교회에서 만났던 인물입니다. 어느 주일날 29세의 젊은 부목사인 롭 벨이 설교했습니다. 너무나 재치있게, 때로는 신랄하게 비꼬는(sarcastic) 말투로 강렬하게 설교하였습니다. 그가 설교한 후에 등단한 제임스 돕슨 담임 목사님이 이 젊은 목회자를 위해 분리 개척을 결정하였다면서 성도들에게 동참할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수백명이 여기에 동참했고 10년이 못되어 만명 이상이 모이는 대형교회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Love Wins”(사랑이 이긴다)라는 책을 통해 지옥을 부인한 것입니다. 그의 논리는 사랑의 하나님은 사람들을 고통 가운데 던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얼핏 보면, 그의 주장은 매우 그럴듯해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을 절반만 드러내고, 나머지 절반인 공의의 하나님 되심은 의도적으로 감추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요한복음 3:16절을 전가의 보도로 인용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보내신 독생자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에서 대신 죽음의 고통을 당해야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은 결코 죄에 대해 넘어갈 수 없는 공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사랑이 이긴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이긴다”가 맞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은 환상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공의때문에 비로소 그 사랑이 제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