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6장을 보면 모세와 아론의 권위를 부정하고 대적하는 무리들이 일어납니다. 그 무리를 이끈 사람은 레위지파의 고라였습니다. 그리고 르우벤 지파의 다단과 아비람이란 인물도 여기에 동조하였습니다. 결과는 하나님의 심판으로 이들 모두가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런데 민수기 26장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언급됩니다.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아니하였더라.”(민수기 26:11) 조선시대에 반역죄를 범하면 그 형벌은 어마어마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이른바 “삼족”(三族)을 멸하는 것입니다. 삼족이란 “친가, 외가, 처가”를 뜻합니다. 반역죄인의 삼족을 멸하여 아예 후한을 없애기 위함입니다. 중국의 경우, 구족(九族)을 멸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모세와 아론은 자신들을 대적하다가 죽임당한 고라의 자식들을 살려줍니다.
이와 비슷한 것이 열왕기하 14장에도 나옵니다. 남왕국 유다의 요아스왕이 말년에 나라를 잘 못 다스리다가 신하들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그런데 남왕국 유다에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은 다윗의 후손이 아닌 자를 왕위에 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아스왕의 아들 아마샤가 그 뒤를 이어 왕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충분히 세력을 확보한 후에 아마샤왕은 자신의 선친을 죽인 신하들에 대해 죽음의 심판을 내립니다. 그런데 열왕기하 14장 6절은 이렇게 나옵니다. “왕을 죽인 자의 자녀들은 죽이지 아니하였으니” 생각같아서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집안은 씨를 남기지 않고 진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샤왕은 그렇게 하지 않고 그 자녀들은 살려줍니다. 왜 모세와 아마샤는 이렇게 한 것일까요?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때문입니다. 신24장 16절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 모세와 아마샤는 이 말씀에 순종하여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스라엘의 왕이 반드시 해야 할 의무입니다.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을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 그의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신명기 17:18,19) 틀림없이 아마샤는 왕위에 오른 후 매일마다 율법책(성경)을 옆에 두고 읽고 묵상했을 것입니다. 어느날 이 구절을 읽는 순간 갈등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말씀에 굴복하여 감정을 억누르고 순종하였다고 봅니다. 조금이라도 우리의 감정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지 않고 말씀이 지배하도록 말씀을 매일마다 가까이하고 묵상하는 생활을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