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에 제가 종교개혁기념주일을 맞이하여 말씀을 전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런 격려를 받으면서 내년 종교개혁주일에 대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두 분의 강사를 모시고 종교개혁 기념 신앙강좌를 열어보고 싶은 것입니다.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작은 도시 비텐베르크 교회당 정문에 비텐베르크 대학의 무명의 성경학 교수인 마르틴 루터가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리적인 부패를 지적하는 95개조 항목의 반박문을 게시함으로 종교개혁의 불길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루터를 비롯한 각 지역의 종교개혁자들은 어떤 특정한 교리에 있어서 일부 이견(異見)을 나타내보이기도 했지만, 이들 모두가 동일하게 인정한 모토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아드 폰테스”(ad fontes)였습니다. 이것을 영어로 번역하자면, “back to the sources” 즉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근원”(sources)는 다름 아닌 성경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교회에서 가르치고 붙잡았던 모든 교리와 교회의 제도는 과연 성경에 근거한 것인가를 질문하였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신학자가 주창하여 세운 것이라도 과연 그것이 성경의 말씀에 근거한 것이지를 살피고, 성경으로부터 나오지 않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과감하게 단절해야 함을 원칙으로 세웠습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입니다. 이를 번역하자면 “오직 성경!”입니다. 우리의 신앙고백의 유일한 출처는 오직 성경뿐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도 바울의 방식으로 표현하면 “기록된 말씀 밖으로 넘어가지 말라”(고전4:6)는 것입니다. 여호수아식으로 표현하자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말씀에 기록된 대로 행하는 것”(수1:8)입니다. 말씀이 가면 가고, 말씀이 서는 것! 이것이 진정한 “아드 폰테스”와 “솔라 스크립투라”의 실천입니다.
말씀에 근거한 종교개혁의 원조는 요시야왕일 것입니다. 허물어진 성전을 수리하던 중 발견한 율법책 두루마리를 읽고서 말씀에서 떠난 남왕국 유다의 현실에 대해 옷을 찢으면서 탄식하였던 요시야왕이 기록된 말씀에 근거하여 성전에 쌓여있던 온갖 우상숭배와 관련된 것들을 철저히 제거하고 정화하는 것을 열왕기하 23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말씀을 보면서 우리 안에 있는 우상들을 발견하고 옷을 찢는 심정으로 그것에 대해 아파하며 제거하는 것이 종교개혁의 정신의 작은 실천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그 날의 구호를 외쳐봅니다. “아드 폰테스!”(ad fon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