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제가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의 시니어부서를 담당할때입니다. 봄에 어른들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오던 길에 들렀던 가게에서 한 모자가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검은 바탕에 파란 이파리 하나가 새겨진 모자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산책을 할때마다 그 모자를 썼는데, 이를 본 어떤 미국인들이 웃으면서 저에게 엄지척을 하였습니다. 저 사람들도 이 모자가 너무나 보기 좋아서 그러는가 보다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함께 사역하던 EM 목사님이 조심스럽게 알려주었습니다. “목사님, 이 모자에 새겨진 이파리는 다름아닌 대마초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것도 모른채 그 모자를 쓰고 활보하였으니 말입니다. 무지하였던 저 자신을 자책하면서 당장 그 모자를 쓰레기 통에 버렸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십계명을 받으러 올라간 사이에 산 밑에서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백성들이 아론에게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달라고 한 것입니다. 아론이 백성들을 요구에 부응하여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었습니다. 이에 백성들이 그 금송아지 우상 앞에서 먹고 마시면서 뛰놀았습니다. 이것을 본 모세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중보기도함으로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돌이킵니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을 “방자하다”고 표현합니다(출32:25). 전혀 두려움 없이 함부로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의 히브리어 단어 “파라”에는 “벌거벗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자신의 벌거벗음을 깨달았을때에 부끄러워하면서 가려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방자한 사람들은 벌거벗음에 대해 개의치 않고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진리의 말씀을 통해 우리의 눈이 열리고 자신의 실체를 발견할때에 방자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