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 하면 이용규 선교사님이 떠오른다. 그분은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버드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좋은 장래를 설계할 수 있었음에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몽골 선교지를 선택하였고, 지금은 95%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의 한 지역에서 기독교 중고등학교와 종합대학을 설립하여 사역 중이다. 이번 도미니카 단기선교 팀에 합류하며 나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내려놓음”이란 네 글자를 지울 수가 없다.
내려놓음은 끈기가 아니고, 자존심의 손상도 아닌 배려이고 겸손이고 사랑이다. 그리고 주님을 향한 거룩한 순종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만, 하나님의 주권 아래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래야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구 삼아 일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10년이란 긴 시간을 선교사 남편의 도우미로 선교지를 섬기며 많은 단기 선교팀을 맞이했던 순간들이 요즈음 숨겨두었던 일기장을 읽는 것처럼 떠오르곤 한다. 때로 배신을 당하는 억울함도 있었고, 재정이 바닥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되돌아오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엎드려 기도할 때마다 주님께서는 뜻하지 않은 손길을 통해 재정을 채워주시고 동역자를 보내주시며 다시 일어나 걷게 하셨던 감격의 순간들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단기 선교팀은 대략 한 주간 정도 머물다가 갔다. 어느 팀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헌신적으로 섬기다가 떠날 때는 못내 아쉬워서 눈물을 흘리며 다시 올 것을 약속하였다. 반면 어떤 팀은 열심히 준비하고 회의를 하지만 중간에 의견 충돌이 일어나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다. 선교를 갈 때에는 각자의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이든지 간에 단기 선교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단기 선교에 계속 참여했던 분 중에 자기 선교사가 탄생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교회 요람에 있는 약사를 읽어보면 2001년에 멕시코 단기 선교팀 22명이 갔던 기록이 나온다. 이번 도미니카 선교팀의 참여 인원이 30명이다. 영어권 유스팀, 의료팀, 건축팀, 장년팀으로 구성되어 떠난다. 개인적으로 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도구가 되며 감사가 넘치는 가운데 선교하기를 기도하고 있다. 주님께서 자기 목숨까지도 우리를 위해 내려놓으셨는데 우리는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채워지길 기도한다. 특별히 보내시는 교우들의 기도가 가장 큰 힘이 됨을 믿으며 중보기도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