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Page 43)
추수감사절을 보내며
고현권 목사 캘리포니아에 사는 처제가 사진을 한 장 보냈습니다. 비를 맞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사진이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터키를 잘 굽기로 유명한 어느 파이 전문점에 미리 주문을 하고 당일날 오전에 찾으러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서야 비로소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희 가정도 터키를 한 번 구워볼까 생각도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포기하고 대신 양념 통닭을 택했습니다. 통닭을 주문해서 먹는 사진을 제 아내가 찍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 카톡으로 보내드렸더니, 금방 장인어른이 반응하셨습니다. “내 딸은 안 먹고 사진만…
광야조차 감사합니다!
고현권 목사 설교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담 중의 하나는 절기설교에 관한 것입니다. 각 절기와 관련된 주제로 설교를 전해야 하는데, 절기와 관련된 본문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매년마다 절기설교하는 부담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추수감사주일을 한달 앞두고 이번에는 어떤 본문을 가지고 설교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매년 추수감사주일에는 자녀들과 함께 연합예배로 드리기에 그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더더욱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기도회 설교를 위해 시편 136편을 묵상하던 중에 제 영혼이 한 구절에 완전히 사로잡히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것이 시편 136:16절의 말씀입니다. “그 백성을 인도하여…
코람 데오 (Coram deo)
고현권 목사 몇 주 전에 기독교문사를 들렀다가 성경묵상을 돕는 정기 간행물인 “매일성경”을 받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보니 매일성경을 정기 구독하는 분들이 제법 되어서 내심 참 기뻤습니다. 새벽기도시간에 매일성경에 나온 본문의 순서대로 말씀을 전하고 있고, 새벽에 나올 형편이 되지 못하시는 분들은 집에서 매일성경을 가지고 그 날 주어진 생명의 양식을 먹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기구독 신청자의 수가 배가(倍加)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이번 11.12월호는 시편을 가지고 두주간 묵상한 후에, 한 장으로 된 오바댜서를 거쳐, 신구약 성경 계시의 완성과도 같은 요한계시록을 다루게 됩니다. 이번 한…
고(故) 임경서 장로님을 그리며
고현권 목사 지난 한 주간 휴식을 가지는 동안 자꾸만 제 귓전에 전화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작년 이 맘때에 제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때문인 것 같습니다. 작년 10월 24일, 수요예배 설교를 마무리하고 원고를 점검하고 있던 오후 4시에 전화기 너머 최진이 집사님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임경서 장로님이 심장마비로 소천하였다는 믿기지 않는 소리와 함께…. 문자 그대로 청천벽력(晴天霹靂)이었습니다. 제 영혼이 송두리째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이행진 목사님께 수요예배를 부탁하고 반은 실성한 사람처럼 정신없이 메릴랜드를 향해 차를 몰고 올라갔습니다. 최집사님을 붙잡고 같이 울며 위로한…
꿈을 가진 사람
이은애 권사 이탈리아 영화배우 안나 마니냐가 늙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에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사진사에게 조용히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사진사 양반, 절대 내 주름살을 수정하지 마세요.” 사진사가 그 이유를 묻자, 안나 마니냐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걸 얻는 데 평생이 걸렸거든요.”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삶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내가 만난 꿈을 이룬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나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주름이든, 상처든, 흰머리든 그 모든 것에 자신이 치열하게 꿈꿔온 모든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꿈을 가진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