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단상

월드컵 단상

 

고현권 목사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월드컵 축구대회가 날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잘 하지는 못해도 매우 좋아하는 지라 월드컵 축구경기를 짬짬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월드컵 축구에는 이상한 징크스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직전 대회 우승국이 예상을 깨뜨리고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되는 나라에 패하거나 심지어는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번에도 그대로 적중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대회의 우승팀인 독일과 준우승팀인 아르헨티나가 초반에 패배하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는 우리 조국 대한민국팀도 참가하였습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9회 연속 월드컵 축구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만, 세계 축구의 높은 실력과 비교하여 다소 떨어진다는 것을 예선경기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스웨덴전에는 1-0으로, 멕시코전에서는 2-1로 분패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상대는 세계 최강팀인 독일입니다. 이기거나 비긴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지더라도 당당하게 싸우다가 지고, 한 점이라도 얻어낼 수만 있다면 하는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스웨덴전이 끝난 후에 인터넷에 들어가서 축구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과 축구팬들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감독의 전술 실패와 실수를 범한 몇몇 선수들에 대한 비판으로 넘쳐났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그들의 지적과 비판은 일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패배의 모든 원인을 감독과 일부 선수들에게 다 떠넘기는 식의 비판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세상에 어느 감독이 이기고 싶지 않겠습니까? 어느 선수가 실수하고 싶겠습니까? 최선을 다했지만 전술이 먹히지 않을 때가 있는 법이고, 힘을 다해 싸웠지만, 순간적인 실수를 범할 수 있는 법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정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다수의 축구팬들은 실상 평상시에는 국내 프로축구에 전혀 무관심하다가 월드컵때만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국”을 외친다는 것입니다. 냉철한 분석과 비판도 좋지만, 진정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와 격려, 그리고 경기의 승패에 상관없이 축구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함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사랑의 격려가 넘치고, 성도의 교제와 교통을 즐기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